서귀포예술의전당에서 ‘제주에서 만나는 다름의 아름다움展’ 펼쳐져

지난 12월 6일부터 15일까지 서귀포예술의전당 전시실에서 열린 ‘제주에서 만나는 다름의 아름다움展’
지난 12월 6일부터 15일까지 서귀포예술의전당 전시실에서 열린 ‘제주에서 만나는 다름의 아름다움展’.
장애와 비장애 학생들이 그린 다양한 작품이 함께 전시됐다.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이 예술을 통해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교류의 장이 펼쳐졌다.

지난 126일부터 15일까지 서귀포예술의전당 전시실에서 제주에서 만나는 다름의 아름다움이 성황리에 펼쳐졌다.

이번 전시는 서귀포중학교(교장 고성무)를 중심으로 전문적 학습 공동체 특수교육 미술 교과 연구동아리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직장 동호회 꺾이지 않는 해바라기가 주관해 마련됐다.

특수학교 및 특수 학급을 운영하는 초··고등학교의 특수 교육 대상 학생 56명과 비장애 학생 38명 등이 참여해 회화, 영상, 공예 등 77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참여 학교는 도내 외 12개 학교로 서귀포온성학교, 대정초등학교, 서귀포중학교,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중문고등학교, 제주영지학교, 제주영송학교, 제주대학교교육대학부설초등학교, 오름중학교, 제주서중학교, 함덕고등학교, 경북예술고등학교 등이다.

10일간 펼쳐진 전시장에는 학생과 교사, 지역 주민 그리고 지역 장애인 시설 이용자들의 단체 관람 등 다양한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전시 방명록 또한 평범하지만 색다르게 준비했다. 단순히 이름만 남기는 것이 아니라 전시 관람에 대한 감상, 응원 등의 메시지를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하여 전시장 입구 한쪽 벽면에는 관람객들의 작은 전시가 펼쳐지기도 했다.

학교 밖으로 한 걸음 나와 그들의 세상을 타인과 교류하는 기회가 된 이번 전시는 작품을 출품 한 작가도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도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예술을 매개로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 됐다.

작품으로 전하는 그들만의 독특한 시각과 경험

꺾이지 않는 해바라기의 회장인 황현철 서귀포중 특수 교사는 아이들의 작품이 학교 내 게시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시장에서 작품 그 자체로 다양한 이들과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전시를 준비하게 됐다며 전시 개최의 계기를 전했다.

황 교사는 그림은 각자의 세계를 표현하는 것이고, 작품을 보는 단 한 사람이라도 그 그림을 진정 이해한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10년 넘게 교육 현장에서 마주친 장애 친구들의 작품에 대한 편견과 아쉬움이 이번 전시회를 통해 해소됐다라며 소회를 전했다.

학교 밖을 나와 전문 전시장에서 다양한 학생들이 어우러진 전시를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황 교사는 해보지 않았던 일을 만들어 내야 했다. 제주도교육청, 서귀포시교육지원청, 학교 등 관계 기관의 협조가 있었고 무엇보다 학생들을 지도하신 교사 그리고 끈기 있게 작품을 완성하고자 한 학생들의 노력이 어우러져 이번 전시회가 가능했다라고 평가했다.

이번 전시의 메인 작품이라 꼽는 한 친구의 작품 탄생에 얽힌 일화도 흥미롭다.

한 친구는 지도를 좋아해 늘 지도를 보곤 했다. 원래 미술에 특징을 나타내지 않던 아이였는데, 이 친구는 자신이 오가는 집과, 주변 풍경들을 다음 지도에서 찾아보고 그 장면들을 떠올리며 그림으로 표현했다. 시작이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아이가 관심 있는 것, 좋아하는 것에서 출발해 점점 확대해 나가며 그들의 작품으로 그들의 세상을 전하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황 교사는 장애 학생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그들만의 독특한 시각과 경험에서 비롯된 깊은 의미를 품고 있다. 이러한 시각은 단순히 차이를 넘어, 우리가 흔히 간과하는 세상의 다양한 모습을 조명하는 창이 될 수 있다이처럼 장애 학생들이 표현하는 미술은 단순한 창작을 넘어, 다름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이끄는 소중한 연결고리가 된다. 이러한 예술적 시도가 널리 알려질수록, 우리는 보다 다양하고 풍부한 세상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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