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일 취임한 고창후 서귀포시장이 일선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하기 위해 첫 읍면동 연두방문을 실시했다. 고 시장은 7월13일부터 약 한달 간에 걸쳐 17개 읍면동을 순회한 결과, 모두 285건의 건의와 의견 등을 생생히 청취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번 연두방문은 40대의 젊은 나이에다 행정 관료가 아닌 법조계 출신 시장의 첫 현장 나들이란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이를 반영하듯 고 시장은 비관료 출신의 젊은 시장이기에 오히려 시정 변화의 주체가 될 수 있음을 누누이 강조했다. 연두방문 형식도 종전의 주민 대표 건의사항 전달에 뒤이은 시장 답변이란 틀에서 벗어나고자 시도했다.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내걸고 지역현안에 대해 함께 머리를 맞대 고민하는 토론회 형식으로 치러졌다.
 
주민들이 제시한 의견은 공용주차장 설치, 도시계획도로 개설, 농로·마을안길 확장, 노인회관·게이트볼장 건립 등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추진이 주류를 이뤘다. FTA 기금지원 사업 대상에 소규모 농가 포함을 비롯해 인구유출을 막기 위한 교육제도 개선, 시 청사의 조속한 통합, 의료 서비스 확충 등 단골 민원도 어김없이 제시됐다.
 
눈길을 끄는 의견들도 더러 있었다. 특히 수출 유망작물인 붓순나무의 수출확대를 위한 제도개선, 2012년 세계자연보전총회에 대비한 반딧불이 이벤트 등 준비대책, 2개 동지역에 걸친 도로에 대한 관리 이원화 개선대책 등은 행정이 미처 파악치 못한 신선한 의견들이었다.
 
행정에 대해 다소 식견이 부족한 고 시장은 일부는 배석한 시청 간부에게, 일부는 자신이 직접 답변에 나서며 토론과 소통을 이끌었다.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에 대해서는 추후 답변을 약속했지만, 개발위주의 관광패턴이나 경직된 관료행태에 대해서는 거침없는 쓴소리를 내뱉기도 했다.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도지사가 임명하는 행정시장이 시정을 총괄하게 되면서 서귀포 지역의 풀뿌리 민주주의가 급속도로 훼손되고 있다. 공직사회는 물론 시민사회에도 창의성과 적극성이 결여되면서 사회 전반에 침체와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변화의 기수임을 자처하는 고 시장이 이번 연두방문 결과를 꼼꼼히 분석하며 서귀포시 전반에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는데 앞장서길 기대한다. 정치적 야망 등 사욕에서 벗어나, 2년 임기 내에 그야말로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가 곳곳에서 움터 나도록 겸허한 자세로 최선을 다하도록 거듭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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