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혜진 시민기자의 올레 이야기> 제주올레팀, 양평군 물소리길 개장

 

 

2013년 4월 27일 양평군 양수역 입구는 들썩들썩 신명난 소리들로 가득하다. 제주올레 축제로 착각할 정도로 낯익은 올레꾼들. 전국 각지에서 모였으니 제주인가 객지인가 감이 없다. 이 날은 양평군의 새로운 변화를 예측하는 중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양평 물소리길.’ 제주올레의 또 다른 자매길 이름이다.

지난 2011년 일본 규슈를 상대로 올레를 수출한 뒤로 국내 처음으로 제주올레가 직접 관여하여 만든 길이다. 지난 5년 사이 전국적으로 걷기 열풍이 일어났고, 그에 따라 각 지역마다 길 만들기가 당연지사처럼 성행된 것은 바로 제주올레의 영향이었다.

 

 

생태관광레포츠 도시를 추구하는 양평군의 의뢰를 받은 제주올레는 추구하는 원칙과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이용해 가족의 길을 탄생시켰다.

제주올레길처럼 저변 서민경제의 활성화와 자연치화적이면서도 사람들과의 상생을 그려냈다며 ‘물소리길’이라는 명칭과 길 표식까지 디자인을 했다. 맑은 물이 상징적인 양평군의 이미지에 맞게 앙증스런 물방울모양의 BI는 실룩실룩 살아 튈 것 같은 입체감과 귀여움마저 느껴진다.

제주올레 탐사팀 10여명은 석 달간 양평에 상주하며 제주올레길이 그랬듯이 잊혀진 길을 찾아 복원하고, 서늘하고도 아늑한 야트막한 야산을 명상하며 걸을 수 있도록 잘 이어갔으며, 지역민들과의 소통을 할 수 있는 농가를 거치도록 하며 제2의 올레길처럼 공을 들였다.

 

 

공구리 농로에 지겨워지기도 전에 산이 나타나 보상을 해주고, 산길 오르막에 흘린 땀은 머지않아 나타나는 강바람이 씻어주며, 제주에는 없는 강이 흐르는 산책길은 요요한 물살에 귀를 맡기면 그야 말로 물소리가 들려 평화로운 마음이 든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흐르는 양평은 두 줄기가 만나 하나를 이루는 두물머리의 풍광으로도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길을 걷다 볼거리로 찾아볼 만한 곳이라 한다.

없어진 노선에 남은 철로위의 기차는 갤러리로 단장하고 용도 폐지된 터널은 자전거 도로로 이용되어 차 없는 터널을 걷는 기분 또한 색다르다.

양평군 양수역~국수역 13.8㎞(1코스), 국수역~양평시장 16.4㎞(2코스) 등 2개 구간 30.2㎞ 길이로, 강산과 마을이 어우러졌으며 올레길을 통해 재래시장이 활성화 된 사례처럼 두 번째 코스의 양평시장도 날개가 돋길 기대해 본다.

열악함을 뛰어넘어 전국의 도보여행자들을 들뜨게 하는 제주올레!!! 급기야는 국내 굴지에서의 자문과 벤치마킹을 받는 민간인 사단법인체로 일본이라는 나라에 올레길을 수출하기에 이르렀고, 전세계가 주목받는 트레일 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 4월 16일 아메리칸 트레일즈협회에서 개최하는 ITS(international Trails Symposium)에서 인터내셔널 트레일 어워드를 수상했다. 미국과 유럽의 트레일에 비해 역사가 짧지만, 소외되었던 제주마을을 활성화 시키고 지역민과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제주올레 걷기축제, 1사1올레 마을 결연사업, 간세인형공방사업을 실시하는 등 그 어느 트레일보다 자연과 문화, 지역 커뮤니티를 잘 연결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던 것이다.

지나간 시간의 크기보다 더 큰 절망과 고초를 겪은 제주올레이기에 수상의 기쁨은 감격의 눈물부터 다가 올 정도다. 그 감동과 기쁨을 함께하며 양평 물소리길의 탄생은 더욱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제주올레의 또 다른 인정과 찬사의 뜻이 바로 양평군의 올레길 벤치마킹일 것이다. 제주올레의 정신이 그대로 묻어난, 얼굴만 다른 자매 ‘물소리길.’ 제주올레가 추구하는 원칙을 지키며 서로를 마주보며 개발에 찌든 생명에 에너지와 활력으로 잘 지켜지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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