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국·일본의 만화영화 업계가 국내에서 공동제작하는 아시아CGI애니메이션센터가 제주에 건립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시아CGI애니메이션 창조센터 제주구축사업은 최근 정부의 내년 사업으로 예산에 반영된 상태다. 애니메이션산업은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의 핵심산업. 내년 하반기에 제주에 건립되면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의 허브이자 중국 등 아시아시장 진출기지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고용창출과 콘텐츠 창의인재 양성 등을 통해 지역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하게 될 전망이다.
 
그런데 제주도가 최근 아시아애니메이션센터 입지를 제주시 첨단과학단지 내 건물로 잠정 결정함에 따라 시민들의 아쉬움이 크다. 국내 전문가들이 지난 6월 남원읍에서 개최한 정택간담회에서 서귀포시가 최적지라고 제시한 까닭에서다. 남원읍에는 이미 영화박물관과 드라마세트장 등 영화 인프라가 잘 갖춰진 상태다. 또한 남원초등학교 어린이들은 매년 국내 영화제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둘 정도로 인력기반도 탄탄한 편이다.

현재 제주도는 제주시 편중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균형발전을 가로막으며 도민 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 서귀포시에는 4년제 대학이 한군데도 없이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기는, 활력 없는 도시로 점차 퇴락해 가고 있다. 여기에다 앞으로 한·중 FTA 체결을 통해 값싼 농산물이 무차별 들어오면, 1차 산업 주산지 서귀포시의 경제기반이 휘청거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남원읍은 최근 감귤산업 일변도에서 벗어나 영상산업과 전지훈련 분야 등에 눈을 돌리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아시아 애니메이션 센터 건립사업은 지역출신 국회의원이 시작단계부터 남원읍을 최적지로 내세워 유치에 공을 기울여 온 사업이기도 하다. 시민들은 최근 서귀포시에 건립 조건으로 어렵사리 유치한 체육관 건립사업이 다수의 힘에 밀려 제주시에 빼앗긴 사례를 기억하고 있다. 균형발전과 서귀포시 침체극복을 위해 아시아 애니메이션 센터가 반드시 남원읍에 건립돼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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