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관련 민간차원의 국제행사가 세계 최초로 제주에서 열리면서 제주도를 전기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외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제주도를 전기자동차 산업육성의 최적지로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자동차 산업이 제주도의 미래를 주도할 블루오션으로 떠오른다면, 농업과 관광업 위주의 산업구조에도 적잖은 판도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번 전기자동차 엑수포 개막식에서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은 에디슨과 헨리포드의 사례를 제시하며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겼다. 1세기 전, 조명회사를 운영하던 에디슨의 전기자동차 상용화 계획에 맞서 그의 종업원이던 헨리 포드가 가솔린 자동차 대량 보급에 나선 일화에 관해서다. 이어령 전 장관은 만일 에디슨의 전기자동차가 당시에 보급됐다면 오늘날의 화석연료 남용에 따른 대기오염과 지구온난화, 기상이변 등은 없었을 것이라 탄식했다.
비록 1세기가 늦었지만, 전기자동차를 전 세계에 보급하려는 시도가 이번 엑스포를 계기로 제주도에서 꿈틀대고 있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천혜의 자연경관을 보전하고자 정부와 제주도가 전기자동차 육성에 강력한 정책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제주도는 세계환경수도와 ‘탄소 없는 섬’을 지향하면서 특별법에 의해 전국 최초로 2030년까지 전기자동차 완전보급 계획도 수립하고 있다.
전기자동차는 제주의 거친 바람과 신재생 에너지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친환경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제주는 섬 지역이어서 새로운 종류의 전기자동차나 부품의 성능을 테스트하는 데에도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전기자동차는 완성차와 부품 제조과정에서 많은 일손을 필요로 하고 있어 일자리 창출효과가 매우 높다. 2차 산업 부재로 인해 경제성장에 발목이 잡혀 온 제주도로서는 전기자동차 상용화의 전진기지로서 청년고용 창출과 지속발전에 효자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물론 전기자동차 산업이 이제 막 발걸음을 뗀 마당에 산적한 과제가 도처에 깔려 있어 장밋빛 환상에 빠져들어선 안 된다. 이번 엑스포에서 제시된 전 세계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들을 토대로 민관이 머리를 맞대 중‧ 장기 발전전략을 차분하게 수립해야 할 것이다. 전 세계 전기자동차 종사자들을 한 곳으로 끌어들인 이번 엑스포가 제주에서 정기 개최하는 방안도 서둘러 마련돼야 한다. 전기자동차 육성을 통해 제주도를 세계적인 창조도시, 문화교육도시로 육성하려는 목표가 현실로 이어지도록 우리 모두의 꾸준한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