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민 제주지사가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공식 발표했다. 지난 12년 동안 도정을 이끌어 온 우근민 지사가 사실상 정계를 은퇴함에 따라 그간의 공과를 떠나, 제주사회에 세대교체 논란이 재연될 조짐이다. 지방선거를 40여 일 앞둔 시점에서 도내 각 정파에서는 우 지사의 역할과 비중 등을 감안해 다양한 논평도 내놓고 있다. 우 지사가 남은 2개월 여 임기 동안 차질 없이 도정을 마무리함으로써 공정한 선거관리와 도민대통합에 나서길 기대한다.

 하지만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우 지사가 최근 도민사회에 논란이 되는 대형사업 추진에 강한 집착을 드러내, 석연치 않은 느낌이 들게 한다. 제주시 중심가에 대형 카지노가 포함된 초고층 빌딩(드림타워)을 건립하는 사업과 서귀포시 신화역사공원에 복합리조트를 건립하는 사업이 그것이다. 모두 중국계 자본에 의해 추진되는 사업으로, 우 지사가 수차례 강력한 추진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최근 도민사회에서는 일명 ‘차이나머니’라 불리는 중국자본의 성격에 대해 찬반 논란이 들끓고 있다. 대형 카지노 또한 10여 년 전 우 지사가 민선 2기 도지사에 취임할 당시, 강력한 추진의사를 내비치며 한바탕 논란이 벌어졌다. 결국 강원도 폐광촌 내국인 카지노 도입 등에 가로막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신화역사공원에 추진 중인 복합리조트의 성격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지만,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카지노가 부대시설로 따라오리란 개연성은 매우 높은 편이다.

 결론적으로 우 지사가 불출마를 선언한 시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많은 이들 사업은 일단 차기 도정에 맡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들 사업은 도민사회에 여전히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자칫 갈등과 대립의 불씨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외국자본이 선호한다는 이유로 우 지사가 계속 이들 사업에 매달린다면 도민대통합에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일부 도지사 후보들은 이들 사업을 일단 차기 도정에 넘길 것을 요구하지만, 다수  후보들은 우 지사 눈치 보기에 급급하듯 입을 다물고 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선거정국에 휘말려 이들 사업이 물밑에서 급속도로 추진된다면 차기 도정에도 엄청난 혼선과 공방이 뒤따를 수 있다. 도정의 연속성을 위해서라도 이들 사업은 일단 중단돼야 한다. 앞으로 전개되는 도지사 후보들 간 정책토론에서 충분히 논의한 뒤 일단 도민여론을 수렴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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