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책읽는 서귀포, 칠십리 책방 - 리버보이

영국 카네기 메달상 수상작

15세 소녀의 눈에 비친, '만남과 헤어짐, 삶의 죽음 뒤에 숨겨진 인생의 진실'을 아름답게 그린 성장소설. 죽음을 앞둔 할아버지와 열다섯 살 소녀의 이별여행을 통해, 공포와 슬픔을 동반하는 결별의 순간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기까지의 과정이 섬세하고 투명한 문체로 그려지고 있다.

이제 막 15세가 된 당차고 밝은 소녀, 제스. 그러나 소녀는 생애 처음으로 소중한 사람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인다. 사랑의 보호막이자 버팀목이었던 할아버지가 심장발작으로 쓰러진 후 불길한 예감은 점점 현실화된다. 그러는 사이 가까스로 기력을 되찾은 할아버지는 미리 준비해놓았던 그들만의 여행을 떠나자고 재촉한다.

결국 그녀는 슬픔을 묻어둔 채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여행길에 오르고 마침내 할아버지의 고향에서 가슴 뭉클한 이별을 준비하게 된다. 그곳에서 제스는 자꾸만 한 소년을 마주친다. 제스가 그를 리버보이라고 부르기 시작하면서 그녀와 할아버지, 리버보이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신비로운 강의 마법에 휩싸이게 되는데….

미스터리한 설정과 서정적인 묘사, 깊은 주제의식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영국 카네기 메달상 수상작이다. 삶과 죽음의 진정한 의미, 영원한 이별을 받아들이는 주인공 소녀의 추억은, 앞으로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을 통과해야 할 청소년들에게 밑바닥까지 슬퍼하고 또다시 웃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안재홍(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 이하 ‘안’)=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문금순(이하 ‘문’)= 중문에 사는 책을 좋아하는 열혈 아줌마입니다. 책읽기위원회에서 교육문화 분과장을 맡고 있지요. 서귀포가 책으로 하나되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안= 이 책을 읽고서 본인의 십대를 기억해 본다면 어떤가요.
문= 우선 그때는 왜 그렇게 철이 없었을까 생각이 들지요. 물론 하고 싶은 것도 많았고 정말 우기고 싶은 것도 많았지요. 무엇보다 어머님 걱정이 많으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웃음)

안= 이제 청소년기를 지나서 어른이 된 지금, 청소년기란 어떤 시기 인가요
문= 청소년기란 어떻게 보면 모든 것이고 어떻게 보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모든 것일 때에는 자신의 꿈을 찾고 그것을 위해 기초를 세우기에 중요한 때이기에 모든 것이라고 하는 것이고, 아무것도 아니란 뜻은 청소년기를 무료하게 지냈어도, 나중에 분명 기회가 생기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아무것도 아닌 시기죠.

물론 모두에게 청소년기는 중요하죠. 그러나 청소년기를 무료하게 보내도, 나중에 자신의 인생을 바꿀 기회가 오기에 포기하지 말아야겠죠. 무엇보다 이런 희망을 주는 것이 기성세대의 역할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안= 저자인 팀 보울러는 어떤 작가인가요.
문= 벌써 우리나라에 세 번이나 방문한 적이 있는 유명한 영국 작가이죠. 지난해 '파주북소리 2013' 축제기간인 10월 5일, 영국 문학의 날 북 콘서트에 참여하기도 하였지요. 인터뷰 기사를 보자면 그는 책이 인류의 가장 오래된 유산 가운데 하나이며, 도덕적인 지침을 주고 삶을 변화시키는 스승이자 원로 격의 존재라고 말하였고 역시 ‘독서의 중요성’을 주장했지요.

또 작가가 되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글을 쓰고 싶다면 그 마음을 그대로 따랐으면 좋겠다. 좋은 이야기는 아무리 많아도 넘치지 않는다. 여러분은 모두 자신만의 개성을 가진 존재이고, 여러분의 내면에는 누구도 대신 써 줄 수 없는 고유한 이야기가 있다. 상상력에 뛰어들어 보라"고 조언했네요.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청소년에게 “읽어야 하는 책이 아니라 읽고 싶은 책을 읽으세요. 꼭 어른들이 권하는 책을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읽기 싫은 책은 포기하되 독서 자체를 포기하지는 마세요. 재미있는 책을 발견할 때까지 계속 시도해 보는 겁니다. 그것이 책과 가까워지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라고 말했는데 우리가 선정하는 시민의책이 누군가에게 강요되어 읽어야 할 책이 되는 건 아닌지, 부담스럽기는 하네요(웃음)


안= 리버보이는 어떤 책인가요.
문= 이 책은 묘사만이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청소년의 심리와 감정을 자극적이지 않은 어조로 그려내고 있지요. 그래서 완성도 높은 청소년 소설이기에 1997년 그 유명한 해리포터를 제치고 제61회 영국의 권위 있는 카네기 메달을 수상한 작품이죠. 그것도 만장일치로요!

안= 제목인 리버보이는 어떤 의미인가요.
문= 주인공인 제스의 할아버지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입니다. 리버보이는 할아버지의 작품 제목이죠. 정작 그림에 강만 있고 보이(소년)이 없다고 생각을 했는데... 과연 그 리버보이는 누구였을까요! 책을 읽다 보면 할아버지 친구이신 알프레드 할아버지의 말에 그림을 다시 보니 강은 바로 할아버지의 자화상이었죠.

할아버지란 존재를 통해 수영을 배운 주인공은 할아버지의 그림을 통해 인생의 소중한 가치를 깨닫게 됩니다. 결국 리버보이는 사람의 일생을 강에 비유하고 있지요. 강의 시작점에서 바다가 한눈에 보입니다. 마치 우리의 인생이 그러하듯이...

안=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가요.
문= 삶이란 만남과 헤어짐의 과정이겠지요. 그래서 결국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것도 삶의 일부분이고 너무 고통스러워하기 보다는 때가 되면 누그러질, 건강한 슬픔이라는 것이죠.

그렇기에 사랑하는 사람을 소중히 대하고 오늘 내게 주어진 모든 것에 감사하는 삶을 살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 젊음을 낭비하지 말자는 교훈도 얻게 됩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잔잔한 가족애를 통해 삶의 지혜를 아름답게 나타내고 있네요. 정말 올해의 서귀포시민의책으로 잘 선정된 책이지요(웃음)

안= 한참 더운 무더위에 벌써 내년도 ‘2015년 서귀포시민의책’ 선정을 위해 열심히 책읽기를 하고 계신데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문= 올해로 두 번째 청소년부문 선정을 맡으면서 늘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청소년이 읽기에 좋은 책, 권장할 만한 책을 선정하는 것은 어린이와 일반분야와는 다른 어려움이 있지요. 저는 청소년이 비로소 어른이 되는 과정이란 단지 시간이 지나서 나이를 먹어 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청소년기를 통해 인생의 중요한 방향과 가치를 깨닫고 자신을 성찰하는 과정을 통해서 때로는 그게 고통을 통해서 이루어지게 되죠. 마지막으로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는 책이 어떤가 하네요.

안= 흔히들 책읽기를 권하면 여유가 없다고 합니다. 그런가요.
문= 여유가 있어야 책을 읽는 것은 아니죠. 잠시 나마 책을 읽을 때 여유가 생기는 겁니다. 하루에 30분, 아니 10분 정도 시간을 내는 것은 어떤가요! 드라마 보는 시간을 조금 할애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안= 나에게 책이란
문= 세상이다. 세상에 관하여 말해주며, 세상을 사는 방법과 그 의미를 깨닫게 해준다. 그래서 진짜 세상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세상이다.


‘2015년 서귀포시민의책’을 읽고 독서대담을 하고자 하는 분은 위원회로 전화(760-3675) 주기 바랍니다.
사진․정리 류정숙 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