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귀포시를 문화예술 도시로 만들려는 노력이 시민들에 의해 잔잔히 펼쳐지고 있다. 그동안 행정기관 주도로 추진되던 문화예술 사업에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예향(藝鄕) 서귀포시’의 앞날에 서광을 내비치게 하고 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주도하는 문화예술 사업은 아직은 미풍에 불과하나, 앞으로 태풍으로 번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지난 11일 송산동 자구리 공원에서는 국제관악제 일환으로 색다른 야외공연이 열려 시민과 각국 공연단들의 주목을 받았다. 탁 트인 바다와 섶섬을 배경으로 달빛 흐르는 야외무대에서 펼쳐진 공연은 모든 참가자들에 평생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했다. 이번 공연은 16년 폐건물 철거를 계기로 송산동 주민들이 이곳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이 개되도록 서귀포시에 건의하면서 성사됐다. 수려한 풍광의 자구리 공원이 기존의 작가의 산책길과 연계해 새로운 문화명소로 발돋움하길 기원한다.

 이튿날, 호근동 복지회관에서는 호근마을회 주관으로 지역출신 故 김광협 시인의 시비 제막식이 성황리에 열렸다. 호근마을회는 시오름에 치유의 숲 조성을 앞두고 시민과 탐방객들에 마을의 토속 서정을 소개하고 시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시비 건립에 나섰다. 행정기관에 일체 손을 벌리지 않고 주민들이 십시일반 성금으로 시비를 건립했다. 앞으로 김광협 문학관 건립도 추진할 계획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근 이중섭거리에선 지역출신 문인들을 중심으로 시낭송회 모임이 활발히 개최되면서 새로운 문화관광 자원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늑장 개관으로 시민들에 실망을 끼쳤던 서귀포예술의전당에는 당초 우려와 달리 관람객들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한다. 최근 제주도 인사에서는 서귀포시 출신 문화예술인이 도심재생 특보에 선임되면서 서귀포시 원도심 일대 문화예술 활성화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민선 6기 도정 출범 이후 ‘협치’라는 용어가 공직사회에서 유행처럼 사용되고 있다. 아직 시민들에 낯선 개념의 ‘협치’는 그간의 행정 일변도에서 벗어나 행정과 민관이 동등한 자격으로 행정 주체로 나섬을 의미한다. 최근 서귀포시에서 시민 주도로 이뤄지는 문화예술 사업은 ‘협치’와는 별도로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에 새로운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근 시민들에 의한 아래로부터의 변화가 서귀포시 전체를 요동치게 하는 지렛대가 될 수 있도록 거듭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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