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십리 책방 - 내게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여동생이 있습니다.

 

내게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여동생이 있습니다.

내게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여동생이 있습니다는 청각 장애 여동생을 둔 언니가 여동생의 일상을 하나하나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동생은 말을 할 수 없지만 얼굴의 표정과 어깨의 움직임으로 더 많은 것들을 이야기하며, 소리를 듣지 못해도 풀밭의 아주 작은 움직임까지도 느끼는 특별한 아이입니다. 언니는 어둠 속에서 귀를 막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순간을 느끼며 동생을 이해하기 위해 애씁니다. 누군가에게 담담하게 말하는 듯한 언니의 내레이션으로 이루어진 텍스트는 동생에 대한 사랑과 장애를 이해하며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마음을 감동적으로 전달합니다.

안재홍(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 이하 안)= 자기 소개를 부탁합니다.
강은채(이하 강)= 저는 서울서 살다가 4년 전 아빠의 고향인 제주에 내려온 표선초등학교 4학년 강은채 입니다. 지금은 표선읍 가마리에 살고 있어요. 정말로 축구와 야구를 좋아해요. 그리고 그림 그리기도 좋아하지요. 지금까지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는 책은 환타지소설 ‘나니아 연대기’입니다.

안= 그럼 책속에서 만나는 여러 사람들이 있는데 특별히 좋아하는 주인공은 누구인가요.
강= 저는 공주를 좋아해요. 그래서 그런지 공주 그림을 잘 그리죠. 어른들은 공주하면 백설공주만 알고 있는데 사실 책속에는 많은 공주가 있지요. 메리다와 마법의 숲이란 영화를 보면 메리다라는 공주가 나와요.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죠. 물론 책으로도 나와 있어요. 지금까지 알고 있는 공주와는 많이 다르죠. 매우 씩씩하고 덜렁거리죠. 그게 그 공주의 매력이죠. 저처럼 하고 싶은 말은 모두 하는 그런 공주에요. 아주 쿨할 공주라고 할까요. 그렇다고 공주가 되고 싶지는 않지요.

안= 지금 방학기간 인데 어떻게 방학을 보내고 있나요.
강= 아무래도 학교 다닐 때 보다는 방학이 너무 기다려지죠. 서울에서 살 때는 별로 갈 데가 많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표선은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보고 싶은 곳도 많이 있지요. 그래서 방학이 많이 기다려져요.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물놀이에요. 수영을 제주에서 혼자서 배웠는데 여름하면 표선해수욕장에서 수영하는 것이 가장 기다려지는 일이죠. 다만 아쉬운 것은 방학숙제를 다하지 못한 것도 마음에 걸리죠아무리 생각해도 방학이 너무 짧고 빨리 지나가고 있어요. 이제 다음주면 개학이라니.... (웃음)

안= 내게는 소를 듣지 못하는 여동생이 있습니다. 책 소개를 바랍니다.
강= 소리를 듣지 못하는 동생을 가진 언니의 이야기이죠. 주인공 언니와 동생이 둘만의 행동으로 서로 생각을 나누고 함께 지내는 잔잔한 이야기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제가 언니라서 그런지 동생 생각이 좀 났지요. 물론 제 동생은 너무 말이 많지만요. 그래도 잘 지내는 편이에요.

안= 그럼 책속의 주인공처럼 여동생을 가진 언니로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요.
강= 소리를 듣지 못하는 동생을 가진 언니는 마음이 너무 착한 친구에요. 언니가 동생을 잘 돌봐 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멋져 보였지요. 사실 저도 어린이집 다니는 여동생이 있어서 더 재미있었지요.
 
안= 가장 재미있거나 감동적인 장면은 어떤 것인가요.
강= 제일 마지막 장면이 너무 좋았어요. 어린 여동생이 웃으며 뛰어가는 모습이
행복해 보여요. 물론 그 이유는 언니와 잘 대화하고 함께 재밌게 지내기 때문아닐까요! 처음 책을 보면서 표지에 나와 있는 아이가 언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다 읽고 보니 동생이었어요. 표지 동생 모습은 시무룩한 모습인데 마지막 장면은 행복한 모습이어서 마지막 책장을 넘길 때 책을 읽는 내 마음도 행복하게 되는 책이지요. 그리고 이 책은 내용이 많은 것이 아니라 그림이 중요해요. 연필로 그린 그림이 평범함을 나타낸 그림책이에요. 보통 책들은 색이 컬러로 화려하죠. 그런데 이 책은 그냥 평범한 그림, 연필색이어서 언니의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지요. 아마도 그런 언니의 마음 때문에 서귀포시민의책으로 선정되지 않았을까요.

안= 동생과 사이는 어떤가요.
강= 제 동생과는 6살 차이가 나요. 저는 4학년 제 여동생은 5살이지요. 사이는 솔직하게 말해서 좋을 때는 좋지만 잘 싸우죠. 항상 제가 이겨요. 주먹으로 이기지만요(웃음) 이 책은 이번에 처음 읽는 책은 아니에요. 작년에 읽었는데 이번에 다시 읽어 보니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되었어요. 동생을 생각하는 언니의 마음을 보면서 조금은 부끄러웠지요.

안= 그럼 이제 동생을 잘 돌봐 주겠다는 말인가요.
강= 약속은 못하지만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사실 제 동생이 듣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얼마 전까지 아팠거든요. 태어날 때부터 심장에 구멍이 있었고 몸도 약했어요. 그래서 엄마한테 보채기도 많이 했어요. 많이 아팠을 때는 응급실에 실려도 갔어요. 이제는 많이 건강해졌지만...

안= 책에서 동생이 가장 좋아했던 놀이는 무엇이었나요.
강= 동생은 언니와 노는 것을 가장 좋아하지요. 어쩌면 동생에게 언니는 놀이 상대이면서 장난감 같은 존재이죠. 제가 강아지를 좋아하는데 강아지는 친구이면서 함께 놀면 장난감도 되거든요. 이렇게 말하니까 친구가 장난감이란 뜻도 되네요.

안= 동생이랑 나이차이가 좀 나는데 평소 동생을 잘 돌봐주나요.
강= 서울에서 아빠가 하시던 일이 어려워져서 제주에 오게 되었어요. 서울에서 엄마는 직장에 나가지 않았지만 제주에 와서는 엄마, 아빠가 모두 일을 해서 늘 바쁘셨어요. 그래서 동생과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았어요. 기저귀도 제가 갈아 주고 간식도 챙겨주었지요. 그래서 동생을 돌보는 것이 힘들다고 생각했지요. 역시 언니는 힘든 언제나 힘들어요.

안= 장애가 있는 친구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강= 학교에서 장애인들은 비장애인들보다 조금 몸이 불편한 사람이라고 배웠어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비장애인들과 다를 것이 없지만 그 친구가 필요로 할 때 도와주어야 해요.

안= 동생이 귀찮을 때도 있지요.
강= 제가 친구들이랑 놀 때 자꾸 따라다니고 함께 놀자고 해요. 너무 힘들지요. 무려 6살 차이가 나는데.. 그때가 귀찮아요. 그렇지만 내 동생이기 때문에 함께 놀아주려고 해요. 예전에는 동생이 아파서 힘들어했지만 이제 건강하니 같이 놀아주는 것이 언니의 역할이지 않을까요.

안= 책속의 주인공인 언니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동생의 작은 움직임을 보고 동생의 생각이나 뭘 원하는지 방향을 안다고 했는데 은채 양도 동생과 둘만의 신호 나 몸짓 같은 것이 있나요.
강= 노래라고 하기에는 그렇지만. 제목은 땁다랍 이에요. 동생이랑 함께 이 노래를 부르면 같이 놀자 라는 말이에요.

안= 은채 양은 어떤 어른이 되고 싶어요.
강= 제 꿈은 유명한 캐릭터 디자인을 하고 싶어요. 만화 영화를 보면 재밌는 내용이 나오고 마지막에 그 영화나 캐릭터를 만든 사람들 이름이 나오거든요. 그 때 내 이름이 적혀 있으면 참 좋을 거에요. 물론 유명해져서 돈도 많이 벌고 싶기도 하고요(웃음)

서귀포시민의 책읽기는 서귀포시민의책을 선정해 온 시민이 이를 함께 읽어나가는 과정에서 독서와 토론의 문화를 형성하고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자 활동하고 있습니다. 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로 의견을 주실 분은 전화 760-3675 또는 메일 aih4960@daum.net으로 연락바랍니다.

정리·사진 / 백수연 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