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십리책방>식탁위의 세계사

『식탁 위의 세계사』는 소금, 후추 같은 우리 곁의 친근한 먹을거리를 통해 세계사의 중요한 사건들과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로 안내하는 흥미로운 청소년 교양서다. 엄마가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 부담스럽지 않고, 고대사부터 시작하는 뻔한 연대기가 아니라서 지루할 틈이 없다. 책은 감자에서 비롯한 아일랜드 대기근부터 옥수수에 대한 러시아의 지도자 흐루쇼프의 열정, 소금법에 저항한 간디의 소금 행진 등 식재료에 관련된 열 가지의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이영숙 지음/창비/11,000원

▲ 식탁위의 세계사에 대한 느낌을 주고 받는 성산중 강근영군(2학년)과 이용호 위원.

  이용호(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 이하 ‘이’)=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강근영(이하 ‘강’)= 저는 성산중학교 2학년이고 취미는 독서와 게임입니다. 한 달 전부터 새벽 테니스를 시작해서 차츰 재미를 붙이고 있고요.

  이= 식탁위의 세계사는 어떤 책인가요.
  강= 이 책은 식탁 위에 오르는 식재료들에 담겨 있는 세계사의 이야기를 엄마가 딸에게 들려주는 책입니다. 별 생각 없이 평상시에 먹던 음식에 숨어있는 재미있고 때로는 슬픈 내용을 읽으면서 다른 식재료에 대한 관심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이 책은 엄마가 초등학교 6학년인 작은 딸에게 생일날 선물로 주려고 쓰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평상시 엄마하고 대화는 많이 하나요. 그 주제는 무엇인가요.
  강= 중학교 들어와서 대화할 기회가 적은데, 가끔 학교생활이나 교우관계, 공부에 대해서 얘기하는 편입니다. 특히 제 동생이 태어나고 부터는 엄마가 갓난아이를 돌보느라 너무 피곤해 하셔서 제 일은 저 혼자 해결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 이 책은 감자를 시작으로, 소금, 후추, 돼지고기, 빵, 닭고기, 옥수수, 바나나, 포도, 차 순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식재료들에 얽힌 역사를 나열하고 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 볼까요.
  강= 저는 돼지고기를 좋아하는데, 중국의 소동파가 개발한 요리가 ‘동파육’이라 불리고 중국 돼지가 세계 인플레의 주범이라는 것과 중국 대륙을 통일한 마오쩌둥이 제일 좋아했던 음식이 돼지고기라고 하네요.
 
  이= “빛과 소금 같은 사람이 되라”는 말이 있습니다. 특히 소금은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입니다. 이 책을 읽고 소금에 대한 생각이 바뀐 건 없나요.     
  강= 소금을 지금까지는 그냥 가정에 한 가지씩 있는 흔한 식재료인줄 알았는데, 옛날엔 소금이 무척이나 귀했다는 걸 알아서 이제부터는 소금을 귀하게 여겨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이 책은 식재료의 유래, 그에 얽힌 세계의 역사와 무역관계 등 복잡한 내용들을 아주 쉽고 재미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평소 세계사와 우리 역사 공부에 흥미를 가지고 있나요.
  강= 네, 다른 과목보다 제가 역사를 좋아합니다. 특히 한국사중 삼국시대 이야기에 관심이 갑니다.

  이= 역사를 공부하는 목적을 시험이나 입시에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금 더
관심을 갖고 보면 지식과 더불어 어떤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데, 이 책을 읽고 느낀 소감은.    
  강= 세계사는 어려울 거라 생각했는데, 이야기를 풀어 써 주니까 더 이해가 잘 되고 우리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이 다 의미가 있고 역사성이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어떤 건가요.
  강= ‘피의 메리(Blood Mary)’로 알려진 헨리 8세의 큰딸 메리여왕과 동생 엘리자베스 여왕으로 인해 수많은 종교인들의 입장이 희비가 엇갈리는걸 보면서 한국천주교회의 순교자들의 입장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이= 오우~! 나는 “백성들이 일요일이면 닭고기 요리를 먹게 하겠다.”던 프랑스의 왕 앙리 4세의 말을 떠올리며 지금 맛있게 양념통닭을 먹고 있는데, 내가 오히려 부끄럽군.

  이= 슈퍼마켓에서 손쉽게 살 수 있는 먹거리들이 알고 보니 거의 전부 외국에서
수입한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인해 밀물같이 들어오는 수입농산물에 대한 우리국민들의 각오는. 
  강= 세계화의 바람은 어쩔 수 없는 대세인 것 같고 먹거리에 대한 안전기준을 강화시켜 우리 농산물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인생의 지침이 되는 좋은 책을 많이 읽어서 훌륭한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근영이의 장래 희망은 무엇인가요.
  강= 고고학자입니다. 왜냐하면 옛 발자취를 더듬으며 과거여행을 갔다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나에게 책이란
  강= 지친 학창시절에 ‘쉼터’ 같은 것입니다.

 

정리 안재홍 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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