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교육청(교육감 이석문)은 24일 오후 제주시 동지역 학부모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시 칼호텔에서 ‘소통과 신뢰로 행복한 제주교육 만들기-학부모와의 공개토론회’(이하 공개토론회)를 갖고, 제주교육 현안과 발전방향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원탁회의 형식으로 열린 공개토론회는 총 2개 주제에 대한 즉석투표와 토론 등이 진행됐다. 토론주제는 △학교 운동장 어떻게 바꿨으면 좋겠습니까 △제주교육의 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은 무엇입니까 이다.

제1 토론주제인 ‘학교 운동장 어떻게 바꿨으면 좋겠습니까’에 대해서는 4개의 모형(천연잔디운동장, 인조잔디운동장, 마사토운동장, 복합(융합)운동장)을 놓고 테이블별 토론과 무인투표기를 이용한 즉석 투표가 진행됐다.

테이블별 토론에서 ‘천연잔디운동장’을 선호한 학부모들은 “건강과 미관적으로 큰 장점이 있다”며 “아이들이 맨발로 잔디를 밟을 수 있어서 정서적으로 도움이 되며, 자연과 교감할 기회가 많아진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부 학부모들은 “천연잔디는 관리가 어려워 계절에 따라 사용이 제한된다”고 반대의견을 펼쳤다.

‘인조잔디운동장’을 선호한 학부모들은 “배수가 잘되고 먼지가 없을 뿐더러 경제적 효율도 좋다”며 “환경적으로 문제가 있다지만 관리를 더욱 철저히하고, 친환경 소재 인조잔디를 쓰면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학부모들은 “아이가 넘어지면 부상을 입을 염려가 크다”며 “환경적인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아 아이들의 건강이 걱정”이라고 주장했다.

‘마사토운동장’에 대해 학부모들은 “자연친화적이고 아이들이 흙을 밟는 소중한 기회를 얻는다”며 “흙에서 넘어지는 것을 걱정하지만 한편으로 그런 경험이 실패를 이기는 능력으로 이어져 교육적으로 중요하다고 본다”고 피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다른 학부모들은 “먼지가 너무 날리고, 넘어졌을 때 큰 상처를 입을 수 있어서 아이들 건강에 좋지않다”고 반대했다.

각 운동장의 장점을 결합한 ‘복합운동장’의 필요성도 제기되었다. 학부모들은 “각 운동장의 장점을 갖고 있고, 관리가 용이한 복합운동장이 좋다”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는 “천연잔디를 주로하고, 주변에 마사토 공간을 배치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토론에 이어 모형에 대한 즉석투표가 진행되었다. 투표 결과 ‘천연잔디운동장’이 가장 많은 76표가 나왔다. 다음으로 ‘복합(융합)운동장’이 52표 나왔다. ‘인조잔디운동장’은 39표, '마사토운동장‘은 2표로 나왔다.

이어진 ‘학교운동장이 갖춰야 할 조건’에 대한 투표에서 학부모들은 “건강에 무해하고 친환경적이어야 한다”에 가장 많은 76표를 던졌다. 다음으로 45명의 학부모가 “학생에게 언제나 개방되어야 한다”고 답했고, 39명은 “천연, 인조잔디, 마사토의 단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음으로 제 2주제 ‘제주교육의 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은 무엇입니까’에 대한 테이블별 토론이 진행됐다.

토론에서 학부모들은 △인성교육 강화 △사교육 절감 △대학입시 정보제공 시스템 강화 △학교업무 경감 △고입제도 개선 및 고교체제 개편 △각종 학교시설 확충 △창의적 체험활동‧돌봄교실‧방과후 학교 활성화 △왕따, 학교폭력 없는 학교 △자유학기제 체계적 시행 △학생들 입시스트레스 절감 △수업 및 평가제도 개선 △구도심권 학교 지원 강화 등을 주문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경쟁보다는 배려, 서열보다는 협력으로 모든 아이들이 함께 성장하는 교육을 펼쳐야 한다”며 “적어도 중학교까지는 새로운 교육을 펼칠 수 있다는 비전을 갖고, 고교체제 개편과 제주형 혁신학교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교육감은 “교실을 적극 지원하여 단 한명의 아이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 교육감을 포함한 모든 교직원들의 역할”이라며 “덧붙이고 지시하기 보다는, 덜어내고 지원하는 행정을 통해 희망을 결실로 만들겠다. 학부모들과 함께 노력하면서 10년 이내에 제주교육을 국제학교 80% 수준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고교체제 개편에 대하여 이석문 교육감은 “전국에서 가장 경쟁이 심한 현재 고교체제를 개편하지 않고는 인성교육을 강화할 수 없다”며 “제주시 동지역에서 가장 먼 학교부터 선택하는 학교를 만들어 점차적으로 65%까지는 아이들이 선택해 고등학교를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교육감은 “학부모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편을 진행할 것”이라며 “적어도 3~4년 이내에 고교체제 개편의 긍정적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도 교육청은 오는 11월 3일 ‘건강하고 안전한 행복학교 만들기’를 주제로 제주 서부지역 학부모와 공개토론회를 제주시 오리엔탈호텔에서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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