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십리책방> 루브르 박물관보다 재미있는 세계 100대 명화

서귀포신문과 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는 시민들에 건전한 독서문화 여건을 조성하고자 2014 책읽는 서귀포, 칠십리 책방 기획코너를 마련했다. 2014 서귀포시민의 책읽기 선정도서를 중심으로 책 소개와 독자 대담으로 구성된다. 한 권의 책이 한 사람의 인생을 움직이듯, 매월 2차례 선보이는 이번 코너가 시민 전체의 행복과 서귀포시 발전에 기여하는 밀알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편집자주>

시대를 넘나드는 아름다운 명화를 소개하는 『루브르 박물관보다 재미있는 세계 100대 명화』. 이 책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화 100점을 시대 순에 따라 그림과 함께 엮어 작품을 이해하는 폭을 넓혀주고 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예술적 감성과 폭넓은 지성을 기를 수 있다.

 

 

 

안재홍(서귀포시민의책읽기 위원회 위원, 이하 안) 안녕하세요. 자기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이은주(이하 이) 안녕하세요. 시민단체 활동도 하고 요즘은 감귤철이라 바쁜 40대 아줌마입니다.
 
안 : 오늘 책은 <루브르 박물관보다 재미있는 세계 100대 명화>입니다. 보통 책이야기를 하는데 오늘은 그림 이야기를 하게 될 것 같네요.
이 : 네. 그래서 저도 부담이 좀 덜 됩니다.(웃음)
 
안 : 편하게 하시면 됩니다. 책은 어땠나요?
이 : 아시다시피 그림이 많아요(웃음) 100점의 명화가 나오니까요. 그리고 글씨도 크고 설명도 쉬워요. 아무래도 어린이 도서라 그런지 쉽고 매우 유익한 책이지요. 이 책은 그림과 함께 읽다보면 쏙 빠져들게끔 만들어져 있어요. 사실 100점의 명화 중 거의 대부분은 그 작가와 제목을 연결시키지 못해 그렇지 어디선가는 본 그림들이었어요. 그런데 그 그림들의 스토리를 함께 보니까 더욱 친근하게 다가왔어요. 화가의 생애, 화가만의 특색있는 화풍도 쉽게 설명하고 무엇보다 각 설명의 제목이 몹시 센스 있어서 기억에 잘 남았어요. 몇 번을 읽어도 재미있는 책이에요. 그림이라는 건 아무래도 여유가 있는 사모님(!)만 보는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건 몰라서 그랬던 것 같아요. 어떤 상황, 생각을 자신만의 생각으로 풀어낸 거장들의 작품에 저도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안 : 100점의 그림 중 특히 기억에 남았던 작품이 있나요?
이 : 꼭 한 작품만 꼽기는 좀 힘들지만.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은 착하게 살아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을 붙여놓아서 그런지 더욱 기억에 남았어요.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내세가 있다고 하지만 저처럼 종교가 없는 사람은 내세를 믿지 않잖아요. 현실적으로 죽지 않으면 모르는 일인데다 죽었던 사람을 만날 수도 없으니까요. 그런데 이 그림은 뭐랄까… 굉장히 현실적으로 느껴졌어요. 화가 역시 최후의 심판을 본 적이 없을 텐데 사실감이 느껴져서 정말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안 : 최후의 심판이 현실적인건 좀 무섭네요.
이 : 네. 그래서 저도 착하게 살려구요.(웃음)
 
안 : 다른 작품이 있나요?
이 : 푸생의 <사비니의 여인들>이란 그림이요. 푸생이라는 화가는 처음 들어봤어요. 그림도 처음 보고요. 그림은 혼란으로 가득한 상황을 묘사하고 있는데 이는 로마 제국이 처음 건국되었을 때의 한 장면이라고 해요. 여자가 부족했던 로마는 이웃나라 사비니 사람들을 초대해 파티를 열고 그 파티가 절정에 오르자 이웃나라 사람들 중 남자들은 모두 내쫓고 여자들을 아내로 삼았다는 이야기가 배경에 깔려 있어요. 역시 출산률은 한 나라의 흥망성쇠를 가늠할 만큼 중요한 일인가봐요. 지금 우리나라도 출산율이 떨어져 걱정이 많은데 고대 로마처럼 잔인한 방법은 아니겠지만 여러 방법들이 동원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면으로는 같은 여성으로서 로마제국의 잔인함에 놀라기도 했고요.
 
안 : 혹시 루브르 박물관에 가보신 적은 있나요.
이 : 아뇨. 유럽은 커녕 가까운 일본도 아직 못가봤네요. 그러다보니까 더더욱 유럽, 특히 프랑스는 가고 싶어지네요. 유럽에서도 가장 유럽다운 나라가 프랑스일거라고 막연히 생각해왔거든요. 그 프랑스에는 에펠탑이 있고 루브르 박물관도 있잖아요. 저는 이곳 제주에서도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자주 찾는 편인데 유럽을 가고 싶은 이유는 유럽이 세계를 제패했을 때의 예술작품들이 많이 모여 있어서에요. 약탈의 역사이긴 하지만 예술품을 예술로 보존한 그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고요. 세계 최고의 박물관이라 하는 루브르의 핵심 100작품을 미리 보니까 더욱 유럽이 가고 싶어졌어요. 때문인지 이 책을 다 읽고 도서관에 가서 유럽 여행책을 찾아보기까지 했어요. 꿈꾸는 기차와 샴페인, 세느강… 이 책을 읽고 루브르 박물관에 가면 더욱 좋을 것 같아요.

안 : 유럽에 가지 않아도 볼 수 있는 그림들을 책으로 엮었는데 그 책을 읽으시고 더욱 유럽에 가고 싶어지셨네요.
이 : 네. 그렇죠. 여행책이 아닌데도 그런 생각이 들어서 조금 놀랐어요. 책이라는 건 그런것 같아요. 전 이 책을 읽고서 그리스 로마 신화책도 다시 꺼내들었으니까요. 사실 그리스 신화는 어렸을 적에 읽고 그 다음엔 읽은 적이 없었어요. 서양문화의 근간이 되는 이야기 인데 저는 이곳 한국, 그것도 제주에 사니까 특별히 어떤 공감대를 느끼지는 못했는데, 그리스 신화에 나온 장면들을 그림으로 그린 여러 작품들을 보고 그리스 인들이 그려낸 신들은 사람과 똑같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는 기억이 떠올랐어요. 그래서 다시 읽어보고 싶더라고요.
 
안 : 책 한권을 읽고 연결해서 또 다른 관심사의 책을 찾아 읽는 것은 참 좋은 독서법이라 할 수 있죠. 평소에 책은 많이 읽으시는 편인가요?
이 : 많이 읽지 못해요. 읽어야겠다는 생각은 하는데 뭐가 그렇게 바쁜지... 하지만 선물을 받거나 누가 추천을 해주면 꼭 읽어요. 저처럼 책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무턱대고 서점에 가도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스 신화만 해도 수 십 권의 책이 나와 있잖아요. 그 중에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모르는 거죠. 찾아보면 그 중에서도 추천을 많이 받은 책이 있을 텐데 그렇게 열심히까지는 안하게 되고… 앞으로는 더 열심히 읽어야죠.
 
안 : 서귀포시민의책읽기 위원회에 바라는 점이 있나요?
이 : 추천도서가 참 좋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우선 저는 그것들을 다 읽어보려 하고 있고요. 그런데 어제 학부형인 친구를 만났더니 아이 독서 교육에 많은 고민이 있더라구요. 학교에서는 어떤 책을 읽으라고 추천해주지 않는데요. 무턱대고 아무 책이나 아이에게 사줄 수는 없는데 말이에요. 서귀포 시민의 책에서 어렵게 좋은 책을 엄선했으면 그것을 학교 도서관과도 연계했으면 좋겠어요.
 
안 : 나에게 책이란 ○○다.
이 : 그렇게 한마디로 정리하기 어려운데요. 무슨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책은 항상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조용히 읽다보면 거기에 답이 있어요. 그러니까 어두운 밤, 길을 잃었을 때 하늘을 보면 별이 보이잖아요. 저는 잘 못하지만 그 별을 보면 방향을 알 수 있데요. 그런 절박한 순간에 길을 알려주는 별, 그게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서귀포시민의 책읽기는 서귀포시민의책을 선정해 온 시민이 이를 함께 읽어나가는 과정에서 독서와 토론의 문화를 형성하고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자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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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사진/문환이 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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