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전 협의 등 제도개선 목소리…제주도 선택은?

▲ 사진 왼쪽부터 원희룡 제주도지사,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

내년도 예산안 부결로 제주도와 도의회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시민사회단체가 예산제도의 합리적 개혁을 촉구하고 나서 정책협의체 등 '예산 협치' 재논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은 지난 10월 14일 예산편성 관행을 깨고, '예산 협치시대'를 열자고 도에 제안했다.

구 의장은 "의원들이 지역주민 의견을 수렴해 예산편성을 요구하면 집행부가 예산편성권 침해, 지역구 챙기기, 선심성 예산이라고 매도해 버렸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예산에 의원들이 요구하는 사항들을 반영시키지 않았고, 결국 의회 심의 과정에서 대폭 손질돼 증감되는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었다"고 '예산 혭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구 의장의 제안은 집행부가 '예산편성은 제도적으로 명확하게 편성권과 심의권이 구분돼 있다'는 등의 이유로 거부해 무산됐다.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예산제도의 합리적 개혁을 촉구함에 따라 구 의장이 제안한 형태의 '예산 협치' 불씨가 다시 지펴질지 관심이다.

곶자왈사람들 등 제주지역 17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16일 논평을 내고 내년도 예산안이 연내 처리되지 않을 경우 파국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며 예산제도의 합리적 개혁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의 예산제도 합리적 개혁 방안 마련 촉구는 예산안 부결에 따른 피해가 결과적으로 도민들의 피해로 귀착하기 때문이다.

이들 단체는 내년도 예산안 부결사태의 책임이 양측에 있다는 기인하고 있다.

이들은 도의 잘못으로 예산심의 과정에서 도의회를 압박하고, 무시해왔던 태도를 들었다. 도의회의 잘못으로는 지역구 챙기기로 비춰지는 일부 예산 증액보다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민간지원 예산으로 진단했다.

이같은 문제 해결 방안으로 도와 도의회의 사전 협의를 제시했다.

이들은 도와 도의회의 사전협의 속에서 예산편성 원칙과 기준을 공개화 하고, 합의를 했다면 지금처럼 비화된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도 예산안 부결 사태는 사전 협의 절차가 없는 예산편성의 구조적 문제에 기인한다는 입장이다.

구 의장은 15일 내년도 에산안 부결 후 제324회 정례회 5차 본회의 폐회사를 통해 '예산 협치'를 위한 정책협의회 가동을 또다시 제안했다.

구 의장은 " 예산에 있어 의원들에게 도민들을 위한 활로를 열어주지 않고 편성권만을 주장하는 것은 지혜가 부족한 것"이라며 "활로를 터주지 않기 때문에 대규모 삭감과 증액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예산 편성과정의 손질 필요성을 강조했다.

구 의장은 "매년 반복되는 예산편성·심의 등의 관행을 과감하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면서 "예산 협치의 내용을 중심으로 세부적인 추진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도와 의회가 T/F팀을 만들어 협의하고, 연구해야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예산 협치' 필요성은 16일 김병립 제주시장 예정자에 대한 도의회 인사청문에서도 거론됐다.

김태석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제주시 노형동 갑)은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각 부서별로 예산을 편성한다"면서 "의회가 예산을 삭감하면 정책 목표가 수정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의회가 예산을 삭감하면 정책 목표 달성이 힘들기 때문에 의장이 '예산 협치'를 제안했다"면서 "의회와 집행부가 머리를 맞대 삭감과 증액 부분을 최소화 하기 위한 의도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예산안 심의에 대해 기획조정실장이 소통 부족, 예산 효율성과 생산성이 없다고 했다"면서 "의장이 제안한 '예산 협치'와 예결특위 위원장이 제안한 '끝장토론'을 단정적으로 거부하면 의회와 집행부간 갈등은 해소되지 않는다"며 실질적 소통 필요성을 역설했다.

도의회와 시민사회단체가 예산 편성 과정에서의 도와 도의회간 사전 협의를 제안하고 있는 만큼 '예산 협치'의 공은 도로 넘겨졌다.

도는 지방자치법상 보장된 자치단체장의 증액 예산 동의권 행사를 이행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가 수용되지 않았다고 도의회를 비판하고 있어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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