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재활병원, 장애인 일자리 창출사업 성공모델

“답답한 집안을 벗어나,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서귀포시 제주권역재활병원의 1층 로비에 있는 꿈앤가게 ‘도리’에서 일하는 장현기씨(52)는 요즘 하루하루가 즐겁다. 개인택시 기사였던 장씨는 몇 년 전 불의의 뇌출혈 사고를 당한 여파로 기억력이 쇠퇴하면서 온 종일 집에만 머물렀다.

 그런데 제주재활병원에서 지난해 7월 장애인이 일하는 꿈앤카페 ‘소리’와 꿈앤가게 ‘도리’를 개설하면서 장씨에게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다. 병원 내 환자와 시민들 대상으로 편의점과 도서관 형태의 꿈앤가게를 운영하게 된 것. 장씨는 무엇보다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물건 값 계산을 하는 과정에서 기억력이 크게 회복되고 있는데 대해 매우 만족해 한다.

공공병원인 제주재활병원은 중증장애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제주 도내 공공기관과 전국병원 중에 가장 먼저 카페와 가게를 열었다. 2013년 보건복지부와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실시한 장애인일자리 창출 공모사업에 선정된데 따른 것이다.

현재 카페와 가게에는 각각 3명의 장애인이 근무하면서 생계 기반을 다지면서, 병원을 찾는 고객들에게도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 시설비를 지원했고, 제주재활병원에선 인건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카페와 가게에 취업한 장애인들은 모처럼 얻은 삶의 터전에서 일을 하면서 사회적응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호응을 보내고 있다. 꿈앤카페에 취직한 이찬우씨(34)는 “세탁업에 종사한 이후 한 동안 실직상태였는데, 주위의 배려로 새로운 직장을 얻게 돼 가장으로서 커다란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 공공기관 가운데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카페와 가게 두 군데를 동시에 운영하는 곳은 제주재활병원이 유일하다. 조기호 제주재활병원장은 “장애 때문에 겪는 편견이나 불편함이 없이 사회구성원으로 동등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장애인 일자리 창출 지원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카페와 가게에서 을미년 새해를 맞는 장애인들은 소망은 무척 소박하다. “병원 고객은 물론 더 많은 시민들이 가게를 찾아준다면 정성을 다해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일반 시민과 장애인들이 더불어 사는 사회를 조성할 수 있도록 장애인 일자리 창출 사업이 더 많은 기관에 퍼져나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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