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부영·신라 면세점 유치경쟁, 시민들은 ‘씁쓸’

제주지역에서 시내면세점 운영권을 따기 위해 대기업들 간 치열한 3파전이 펼쳐지고 있다. 대기업들은 면세점을 따내려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뒤늦게 균형발전 운운하는 대기업들의 유치전략에 시민들의 눈총은 따가울 뿐이다.

관세청은 롯데가 서귀포시에서 운영 중인 시내면세점 특허기간이 3월로 만료됨에 따라 지난달 말 제주지역 시내면세점 운영을 위한 특허 신청을 받았다. 그 결과 롯데와 신라, 부영 등 3개 업체가 신청서를 냈다.

롯데는 중문관광단지 내 면세점을 제주시 연동으로 옮기는 사업안을 제시했고, 부영은 중문관광단지 내 부영호텔에 면세점을 운영키로 했다. 신라는 제주시 기존의 제주시 연동 외에 중문관광단지에 면세점을 추가로 운영하는 안을 내놨다.

최근 제주지역에 중국인 관광객들의 급증으로 시내 면세점이 ‘황금알로 낳는 거위’로 떠오르면서 대기업들 간 면세점 유치경쟁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롯데면세점 측은 제주면세점을 현지법인으로 만들어 면세점 수익을 제주에 환원하고, 전국 최대 규모로 중소기업제품 면세 매장을 만들겠다고 제시했다. 최근 서귀포시관광협의회와 서귀포 관광 활성화를 위한 협약에 이어 제주도 소상공인연합회와 ‘상생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잇달아 체결했다.

부영그룹도 최근 중문관광단지에 사계절 워터파크 등을 갖춘 복합리조트를 조성하고, 남원읍 수망지구와 서홍동 일대를 연계해 서귀포시 전체를 제주관광 중심지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면세점을 운영하게 되면 수익 중 연간 20억원 이상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지역 인재 채용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신라면세점측은 구체적 청사진 없이 중문관광단지 제주신라호텔 내 3933㎡ 규모의 면세점을 개장해 서귀포 지역 균형발전을 주도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저마다 수익환원과 지역상생, 균형발전 등을 내세우는 것은 관세청의 심의기준에 △재무건전성 등 면세점 경영 능력 △경제·사회발전 공헌도 △사회환원 정도 △관광 인프라 △지역 균형발전 등 주변 환경요소 등이 포함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와관련 시민들은 그동안 면세점 영업장을 철새처럼 옮겨 다니거나 면세점 수익을 독식하면서도 눈앞의 면세점 진출을 위해 뒤늦게 균형발전을 앞세우는 대기업들의 행보에 대해 쓴웃음을 짓고 있다.

특히 불과 2년 전 지지부진한 개발 등으로 중문관광단지가 매각 위기에 처할 당시 꿈쩍도 않던 대기업들이 부랴부랴 관광단지 활성화를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는데 대해서도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한편 관세청은 이르면 3월초면 시내 면세점 운영권자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대기업들 간 장외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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