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준공한 제주월드컵경기장은 준공 당시부터 건립여부를 놓고 거센 논란이 있었다. 사상 초유의 외환위기를 맞아 일회성 국제행사 개최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할 필요가 있느냐는 우려가 도민사회에 팽배했다. 인구가 한정된 중소도시에서 경기장의 사후 활용방안과 운영관리 방안을 제대로 마련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회의적 시각이 많았다.

 제주월드컵경기장은 이러한 논란 속에서도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명분 아래 가까스로 첫 삽을 뜰 수 있었다. 준공 직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기장’이란 찬사가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그간의 마음고생도 다소나마 누그러졌다. 그럼에도 월드컵경기장의 적자는 매년 눈덩이처럼 쌓이면서 제주도에 오랜 기간 재정부담을 끼치고 있다. 제주월드컵경기장을 더 이상 ‘돈 먹는 하마’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2002년 월드컵경기를 개최한 국내 10개 도시 가운데 대부분이 경기장 사후 활용방안을 마련치 못해 적자를 껴안고 있다. 서귀포시도 그동안 입주업체 유치와 프로축구단 유치 등을 통해 나름대로 경기장 활성화를 위해 다각적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입주업체에 대한 임대료 감면과 프로축구단에 대한 10년 무상사용 등은 해당 업체 측에 특혜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귀포시가 월드컵경기장 준공 13년을 맞아 전문기관에 의뢰해 경영개선 대책에 나서는 것은 다소 뒤늦은 느낌이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국내외 사례분석을 통해 전문가들이 제주월드컵경기장의 문제점과 향후 활용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모색하게 된다. 무엇보다 내년 초 프로축구단의 무상사용 계약완료 이후 재계약 과정에서 서귀포시가 구단 측에 어떤 카드를 제시할 지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서귀포시는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대기업이나 특정 업체에 특혜의 소지를 없애면서 경영수익을 개선할 수 있도록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야 한다. 아울러 지나친 경영수익을 내세워 시민들을 위한 공공시설물 역할을 소홀히 해서도 안 된다. 이번 월드컵경기장을 계기로 앞으로 감귤박물관, 소암기념관 등 여타 공공시설에 대해서도 체계적인 운영개선 노력이 뒤따르게 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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