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박사’ 석주명 기념관 세우자

서귀포문화사업회, 삶의 흔적 보존·계승돼야 서귀포에 거주하며 곤충학과 제주학 연구에 큰 업적을 남긴 석주명 선생 기념사업이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의견은 지난 19일 난대산림연구소에서 서귀포문화사업회 주최로 열린 ‘석주명 선생 기념사업을 위한 세미나’를 통해 제기됐다. 이날 서귀포문화사업회 이석창 회장을 비롯, 주제발표에 나선 소설가 오성찬씨와 남상호 한국곤충학회장 등은 “석주명 선생의 조사 및 연구 업적은 역사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다며 기념사업 추진을 위한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져야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서귀포문화사업회 이석창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석주명 선생은 유채를 처음으로 도입해 제주의 봄을 노랗게 물들여 훌륭한 제주의 상징으로 만든 장본인”이라며 “제주의 독특한 언어와 문화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연구해왔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특히 “관광산업의 육성과 국제사회로의 도래로 인해 제주의 자연·인문 환경이 빠르게 파괴되고 있는 지금, 해방이전에 제주도의 전 분야에 걸쳐 이루어진 석주명 선생의 연구는 중요한 가치를 지닌 업적”이라며 “석주명 선생의 기념사업과 더불어 사라져가는 제주의 자연과 전통문화의 보전 및 계승에 대한 지속적인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비박사 석주명의 생애와 학문적 업적’이란 주제 발표에 나선 소설가 오성찬씨는“지난해 4월 제주대 부속 아열대농업연구소에서 열린 ‘나비와 함께 날아가다’ 출판기념회에서 강상주 서귀포시장도 석주명 선생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사업을 추진하려 한다고 밝힌 바 있다”며 “이 자리를 계기로 기념사업 추진에 따른 보다 진전된 계획과 토론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남상호 한국곤충학회장도 “석주명 선생이 제주도에 체류한 기간은 불과 2년 1개월에 불과했으나 나비류를 비롯해 제주도의 자연, 인문, 민속, 방언 등 폭넓게 문화의 장을 마련했다”며 “기념사업 추진을 위한 시민 여론 형성과 함께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석주명 선생(1908~1950 )은 경성제대 부속 생약연구소 제주시험장(현 제주대 부속 아열대연구소)에 근무하면서 곤충뿐만 아니라 제주도의 방언과 동물·문화 등에 관한 많은 자료를 수집해 ‘제주도 방언집’과 ‘제주도의 생명조사서’, ‘제주도문헌집’ 등을 발간, ‘제주학’의 시조로 불리고 있다. <김경필 기자>제492호 (2005년 10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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