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용어를 사용하는 아이들에게

안녕! 나는 동홍초등학교 6학년 4반 박상화라고 해. 나는 웃는 걸 좋아해. 항상 기쁘면 주위 사람들도 좋고 나도 좋잖아? 하지만 그 중에 나쁜 웃음이 있어, 눈치를 챘겠지? 아니 아니, 남을 흉보는 웃음도 나쁘지만 그거말고 또 나쁜 웃음이 있어. 바로 인터넷의 웃음이야. 인터넷의 웃음이 뭐냐고? 지금 말해줄게. 너도 인터넷을 자주 이용하고 있지? 컴퓨터로 우리가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도 있고 또 재미있는 게임도 할 수 있지. 너는 채팅도 하니? 친구들과 재미있게 인터넷상으로 대화를 하는 것 말이야. 채팅용어를 알고 있니? 모르고 있니? 그러면 ‘쌩까다’, ‘바이바이’의 뜻은 알고 있지? 또 ‘ㅋㅋㅋ’라는 단어들, 나도 척보면 ‘킥킥킥’ 웃는 표현이라는 것은 알겠어. 이것이 바로 인터넷의 웃음이야. 나도 솔직하게 말하면 인터넷 용어 아니 채팅용어를 써본 적이 있어. 하지만 쓰고 난 뒤에 한글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어. 채팅용어를 쓰고 나니깐 갑자기 우리나라의 언어, 말 그러니깐 ‘한글’을 까먹은 것 같아졌어. 한글은 우리나라에 얼이 담겨져 있어. 세종대왕님께서 만들어 내신 귀중한 한글. 너는 아니? 한글은 세상에서 제일 뛰어난 글자라는 걸. 그러니 채팅용어를 쓰면 어떻게 되겠어? 아마 한글은 우리 눈앞에서 자취를 감춰버릴거야. 우리 한번 ‘하하하‘웃어보자. ‘ㅋㅋㅋ’말고 ‘하하하’ 이렇게. 옛말에 웃으면 복이 온댔지? 너에게는 이미 복이 와 있어. 바로 한글을 사랑하는 마음이야. 이제부터 한글을 사랑해보자. 그리고 큰소리로 웃자. 우리의 귀중한 한글을 위해 그리고 너를 위해. 언제나 웃음으로 가득하고 한글을 사랑하는 어린이가 되길 바래. 그럼 안녕!2005년 10월 8일 너의 맑은 웃음을 보고 싶은 상화가.이글은 서귀포남제주신문사·서귀포우체국 고객대표자회의 주최로 지난 10일까지 진행된 ‘한글사랑’ 초등학생 편지쓰기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박상화군(동홍교 6년)의 편지 작품입니다. 심사평어린이들이 쓴 편지를 심사하면서 동심 속에는 우리말과 우리글에 대한 사랑이 곱게 영글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어린이들은 인터넷을 활용하여 자신들의 이야기를 주고받을 때 사용하는 언어들이 무척 잘못 씌어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스스로 고치려고 애쓰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어린이들은 민족의 얼과 문화 전통이 숨쉬고 있는 우리 말과 글을 바르게 사용하고 곱게 가꿔야 한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 심사위원들은 한글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으며, 자신이 하고싶은 말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글씨도 정성껏 바르게 쓴 어린이를 수상자로 선정하기로 하였습니다. 어린이들은 할머니, 부모님, 선생님, 친구 등 사랑을 베풀어 준 고마운 분들과 주변의 꽃과 나무들에게도 글을 썼는데,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 줄 아는 착한 동심을 보았습니다. 140여편의 글 가운데‘채팅용어를 사용하는 아이들에게’를 보낸 동홍초등학교 박상화 어린이의 글을 대상으로 뽑았습니다.‘인터넷의 채팅 용어’가 그릇되게 씌어지고 있는‘인터넷의 웃음’과 관련지으면서 한글을 사랑하는 마음을 잘 표현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심사를 하면서 아쉬운 점은 13개 초등학교의 140여편의 편지 밖에 읽을 수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내년에는 서귀포교육청 관내 45개 초등학교의 모든 어린이들이 정성껏 편지를 쓰면서 한글의 소중함을 깨닫고, 고마운 분들에게 진실한 마음을 전했으면 좋겠습니다. 더 나아가 일선 현장에서 한 달에 한번씩 인터넷이 아닌 연필로 편지지에 글을 써서 보내는 ‘사랑의 편지쓰기’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편지글은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과 나누는 사랑의 대화이고, 국어는 한민족의 얼, 자신의 꿈을 열어 가는 희망의 열쇠이기에…. <허덕희 토평교 교사>제492호 (2005년 10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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