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쓰레기 처리 대책, 이대로 괜찮은가?-(1)

제주도는 2005년부터 전국 최초로 클린하우스 제도를 추진했다. 10여 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쓰레기 문제는 제주도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이다.

지난해부터 서귀포시는 3대 혁신과제 중 하나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읍면동별로 구성된 추진위원회를 통한 클린환경감시단, 청결지킴이 등의 활동으로 클린하우스의 주변 환경 정비가 많이 개선됐다. 더불어, 시민들에게  저녁 시간대 쓰레기 배출하기, 종류별 분리 배출하기 등 쓰레기 배출에 대한 계도와 홍보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 2월에 조사된 자료에 의하면, 서귀포시의 17개 읍면동에 설치된 클린하우스는 458개(읍면단위 클린하우스는 274개)이다. 무엇보다 분리배출을 위해서는 쓰레기 수거함 역시 분리되어 설치되어야 한다. 음식물 수거통, 병류, 비닐류, 가연성, 철캔, 종이류, 유리병 수거함, 폐형광등 수거함, 폐건전지 수거함, 옷 수거함 등으로 나뉘어 설치된다. 아직까지 전체 클린하우스에 모든 수거함이 분리되어 설치되어 있지는 못하다.

특히, 쓰레기 악취 문제의 근본 원인인 음식물 쓰레기 수거통은 동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읍면 단위의 지역에는 음식물 수거함 설치가 아주 미비한 실정이다.

음식물 수거통 미설치 지역에서는 현재 흰색 종량제봉투에 음식물을 같이 넣어서 버리고 있다. 음식물 수거함이 없으니 어디에 버려야할지 혼란스럽다고 한다. 정책의 순차적이지 않은 시행 단계의 시간차로 인해 주민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또한, 마을 단위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클린하우스에는 CCTV가 미설치 된 곳들이 있어, 여전히 산업쓰레기가 불법 투기되고 있다. 2007년 당초 클린하우스를 보급할 시기에는 CCTV의 보급을 기반으로 했으나, 이후 개인정보보호법 등의 강화로 인해 CCTV설치가 원활하지 않았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또한, 클린하우스의 설치가 비교적 많이 밀집되어 있는 동 단위의 지역에서도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타도시처럼 쓰레기 배출 요일이 정해져 있지 않다보니, 주민들은 매일 모든 종류의 쓰레기를 내어놓는다. 클린하우스에 항상 쓰레기가 적재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시 관계자는 분리배출되는 쓰레기는 2019년 동복리 환경자원순환센터가 설립되면 쓰레기 처리문제는 더 수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미설치된 제반 시설들과 CCTV 등의 문제는 올해 하반기까지 처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지난해부터 3대 혁신과제로 선정해 적극적으로 쓰레기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정책의 시도 과정에서는 미비한 점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의식의 고취와 제반 시설의 동시화 그리고 지역의 특성에 맞는 제도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하루아침에 의식 교육이 되기는 힘들다. 장기적으로 쓰레기 분리배출의 필요성을 자각하고 습관화가 되어, 마련된 기반 시설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꾸준한 교육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제반 시설이 먼저이냐, 교육이 먼저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동시에 진행이 되지 않으면, 문제점들은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분리 배출에 대한 시민의식의 고취와 제반 시설들의 동시화를 위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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