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농민. 향년 69세.

317일 동안 죽음과 싸워온 백남기 농민이 끝내 운명했다.

백남기 농민은 지난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대회에서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뒤 뇌를 다쳐 중태에 빠져 사경을 헤매어 왔다. 최근 백남기 농민이 매우 위독하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결국 오늘(25일) 오후 2시 14분께 백남기 농민은 숨을 거뒀다. 향년 69세다.

백남기 농민의 운명을 앞두고 경찰 측은 병력을 배치해 서울대학교 병원의 모든 출입구를 차단했다. 이에 경찰 측의 강제부검 및 시신 훼손을 우려하는 시민들이 서울대학교병원으로 모여들었다.

시민들은 “또 한 분의 아버지를 잃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하고, “시신을 탈취하려 한다”면서 경찰 측의 태도에 분개하기도 했다. 현재 백남기 농민의 시신은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안치실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대회에서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백남기 농민

비보가 전해지자 제주도민들 역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은 관계자는 15일 저녁 8시 비상집행위를 열고 앞으로 대처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중총궐기 제주위원회는 25일 성명서를 통해 백남기 농민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촉구하며 정부를 규탄했다. 아래는 민중총궐기 제주위원회의 성명서 전문이다.


백남기 농민열사 살인 책임자, 박근혜 대통령은 퇴진하라!

317일동안 사경을 헤매던 백남기 농민열사가 끝내 운명했다.
서울 한복판 거리에서 경찰의 살인폭력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후, 단 한마디 사과조차 받지 못하고 결국 생을 마감하고야 말았다.
그동안 유가족과 많은 국민들이 살인진압에 대한 최소한의 사과와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음에도 오만한 박근혜 정권은 모르쇠로 일관해왔다. 참으로 파렴치하고 잔인한 권력이다.

더군다나 백남기 농민열사가 운명하자마자 검찰과 경찰은 강제부검을 하겠다면서 시신 탈취를 기도하고 있다. 이는 경찰의 살인물대포에 의한 죽음이 분명한데도 부검을 통해 사인을 은폐하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없다. 지금까지 진상규명 요구는 줄기차게 거부해왔으면서 이제 와서 부검을 하겠다는 주장은 어떤 이유로도 이해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후 자신의 아버지인 박정희에 못지않게 독재와 반민주, 반민중적 정치를 자행해왔다. 노동개악,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농정정책,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일본군 위안부 굴욕협상, 대북 적대정책, 테러방지법 제정 등 한국사회 전체를 유신시대로 되돌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 측근 비리, 막장인사 파동 등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의 책임자로서 자격미달을 넘어 부적격자임이 확인되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백남기 농민열사 죽음의 장본인으로, 역대 최악의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되어야 한다. 이제 우리 민중들은 더 이상 인내할 수 없다. 우리는 살인진압뿐만 아니라 한국사회를 총체적으로 파탄내고 있는 책임을 물어 박근혜 대통령에게 당장 퇴진할 것을 명령한다. 만약 우리의 퇴진요구를 거부한다면 오는 11월 12일 20만 민중의 총궐기에 의해 민주주의의 광장으로 끌려 내려와 최악의 종말을 맞이하게 될 것임을 분명하게 경고한다.

2016년 9월 25일

민중총궐기제주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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