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은 왜 이리 빨리 저무는지…. 어둠이 내리는 창가에 서서 내려다보는 거리에 자동차 불빛이 바쁘게 지나간다. 어차피 지나갈 시간인데 왜 저리 서두는지 모르겠다. 산다는 것을 죽음 쪽에서 보면 점점 죽어오고 있다는 것이라 하거늘 애써 서두는 삶들이 고달파 보인다.…”(‘안단테 칸타빌레’ 中에서)

수필가 정영자 씨가 첫 수필집 <안단테 칸타빌레>(도서출판 열림문화 刊)를 펴냈다.

2012년 월간 『수필과 비평』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정 씨는 삶의 힘든 고비를 넘기면서 이를 이겨내기 위한 방법으로 자연과 소통하며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말로 하지 못하는 삶의 이야기들을 글로 써 왔다.

그런 그가 틈틈이 문학지와 신문 등에 투고한 글과 신작 등 42편을 모아 첫 수필집을 엮었다.

이번 수필집에서 그는 딸과 아내이자 어머니로서, 또한 인간으로서 속내를 기탄없이 털어놓으며 삶에 대한 섬세한 애정과 자기 성찰로 조용한 울림을 만들어내고 있다.

작품 사이사이에는 긴 시간 섬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자연과 소통하며 자신을 추스르기 위해 찍은 사진들이 지나간 시간의 흔적들처럼 자리 잡아 감상의 즐거움을 더한다.

정영자 수필가는 수필집 제목 ‘안단테 칸타빌레’에 대해 차이코프스키의 현악 4중주곡이기도 하지만, 말 그대로 ‘천천히 노래하듯이’ 남은 생을 살아가고 싶은 바람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안성수 문학평론가(제주대학교 명예교수)는 “정영자의 수필은 소박하게 차려진 정갈한 저녁 밥상 같다”며 “이야기마다 깊은 인간미가 배어 있어서 읽고 있노라면 정중한 대접을 받고 있는 느낌이 든다”고 적었다.

현재 ‘작가의 산책길 해설사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정 씨는 수필과 비평 작가회, 백록수필문학회, 서귀포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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