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중의 문화엿보기<25>

한국의 색깔관광산업이 발달한 나라들을 보면 공통점이 그 나라가 주는 이미지가 분명하다. 그 이미지가 사람들로 하여금 동경과 호기심을 자극하고 그 심리적 욕구가 관광활동을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공식 관광 인터넷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면 "Pure New Zealand"라는 선전문구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뉴질랜드의 깨끗한 자연의 이미지를 돋보이는 말로 왜 관광객들이 이 나라를 찾는지 이유를 설명해준다. 여기서 한번 가정을 해보자. 뉴질랜드를 방문해 본적은 없지만 매디어를 통해서 알고 있는 전세계 사람들 중 무작위로 추출하여 뉴질랜드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인지 물었다고 하면 뭐라고 대답을 할까? 그들도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환경을 가진 살기 좋은 나라라고 할 것이다. 분명 이 나라는 자기 고유의 색을 분명히 가지고 있고 그 이웃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뉴질랜드는 우리나라만큼 문화 유산도 없다. 전통윤리도 없고, 사계절도 뚜렷하지도 않을뿐더러 대중교통도 불편하다. 그 뿐인가, 우리나라보다 쇼핑할 곳도 많지도 않으며 대형 호텔도 적고 과학기술까지 뒤 떨어져있다. 그래도 전세계 사람들이 이 나라를 찾는다. 그러면 한국의 이미지는 무얼까? 전 세계인들에게 비치는 한국의 색깔은 무엇인가? ‘조용한 아침의 나라?’ 필자가 미국에 있을 때 CNN에서 청취한 한국에 대한 기사는 최루탄이 뿌려진 투쟁 장면뿐, 심지어는 조계종싸움까지 본적이 있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CNN을 통해서 본적은 없지만 한국의 극심한 갈등 상황은 여기 뉴질랜드 국영 TV를 통해서 까지 시청할 수 있어 주위 동료로부터 걱정의 말까지 듣는다. 조용한 아침의 나라는 우리만 생각하고 있는, 존재하지 않는 허상일 뿐이다. 아니면 ‘평화를 사랑하는 백의 민족의 나라’가 우리의 색일까? 평화를 사랑했던 나라가 현재 남북으로 나뉘어 대립해 있고 흰색 옷을 입기에는 한국은 오염이 돼 있으며, 그나마 아름다운 한복도 불편하게 여겨 명절에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렇듯 우리나라는 우리 이웃들에게 비쳐지는 특별한 이미지가 없다. 이웃사람들이 한국에 가고 싶다는 이유가 될만한 색이 필요한데 우리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 그 색이 칠해지기 전까지는 이웃들은 관심을 두지 않을텐데 걱정이 된다. 제254호(2001년 3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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