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행정행위로 피해 주민들 민‧형사 고소

야구인의 마을 입구

야구인의 마을에 야구인은 한명도 없고 마을 주민들끼리 상수도 이용권을 두고 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


야구인의 마을 사업계획서는 지난 2000년부터 색달동 640번지 일대 1만2,304㎡ 부지에 25평형 22가구 전원주택을 지어 분양했고, 그때는 김응룡·김인식·유승안 등 야구계 원로 10여명 등 야구인들이 이를 분양받았다. 야구 관련 전시기획이라든지 야구계 각종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조성한 야구계 복지 차원에서 추진된 사업이었다.

부지 조성이 이뤄지던 2000년 당시에 김종 전 문화체육부 차관의 부인 홍모씨는 사업에 참여하면서 지분을 가졌다. 서류상 소유자는 홍모씨이나 실제 소유주는 김 전 차관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펜션 사업 목적을 갖고 영농조합법인을 설립(2008. 4. 2)한 후, 홍모씨는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3월경까지 조합 대표이사직을 맡기도 했다. 지난해 인사혁신처가 문체부 차관의 가족이 야구인의 마을 영농조합법인으로 펜션영업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하면서 홍모 대표이사는 펜션 1채를 플레이그라운드 협력사에 매각했는데, 여기에도 김종 전 차관의 압력설이 제기되고 있다. 


해발 3백미터 한라산 자락에 위치해 있는 야구인의 마을은 바다가 한눈에 바라다보이는 전망에다 중문관광단지와 가깝고 핀크스, 롯데 스카이힐, 레이크힐스 골프장이 근접해 있다. 주변에 비오토피아, 롯데콘도 등 고급 주택단지가 들어서면서 그 가치가 급등했다. 현재 인터넷에서는 매물이 없고 임대로 보증금 1천만 원, 사글세 1천만 원에 거래되고 있으나 인기가 많아서 내년 봄까지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다.

이 야구인의 마을 내 색달동 640번지에 거주하는 12가구 주민들은 마을 서쪽으로 연접한 색달동 639번지(7292㎡ 임야) 토지를 합병, 새로 7채의 주택을 신축하기 위해 건축허가를 내고 매매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불법 사실을 확인하고 고소장을 제출한 상황으로 현재 경찰에서 수사 중이다.


장유길 야구인의 마을 건축허가반대대책위원장이 경찰에 제출한 고소장 내용은 마을 관리인이었던 허모씨와 김종 전 문체부 차관 부인인 홍모씨, 매수인 이모씨 등을 업무상 배임과 횡령으로 처벌해 달라는 취지다.


지난 2003년 3월, 야구인의 마을을 조성하면서 전용 상수도로 사용할 지하수 관정을 2억5천만 원 들여 설치했다. 마을의 22가구가 공동으로 사용하도록 지하수를 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12가구의 사용권을 무시한 채 논의도 없이 1억원의 매매계약서를 작성, 이를 건축허가서에 첨부해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다. 해당 지하수관정을 색달동 639 임야에 대한 건축허가에 이용함으로써 임야의 시가상승으로 인해 20여억원의 이득을 본 혐의도 받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12가구 주민들의 동의 없이 공용 수영장을 폐쇄해버리고 야구인의 마을 동쪽 펜션 2곳에도 임의로 상수도를 임대해주고 급수조 꼭대기에 설치된 통신기지국 장비 설치 이용료(매해 480만원)를 배분하지도 않았다는 피해도 함께 제기하고 있다.


장유길 야구인의 마을 건축허가반대대책위원장은 “우리들의 주장은 2015년 11월 10일, 색달동 639번지 임야의 건축허가를 취소하고 흙으로 덮어 놓은 수영장을 원상회복하라는 것”이라 말한다. 또한 “이와 관련해 부당하게 업무를 처리한 공무원들에 대한 처벌도 원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처럼 갈등이 불거지게 된 원인은 야구인의 마을 영농조합법인이 추가로 건축허가를 내기 위해 허위로 상수도 매매계약서를 작성, 제출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상수도를 이용하는 전체 주민들의 동의 여부만 확인했어도 집단민원과 민, 형사 고소로 이어지는 막대한 법적‧사회적 비용은 지불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는 여론이다.


마을 주민들은 2009년 4월, 영농법인이 야구인의 마을과 붙어있는 서쪽의 십만원대였던 소낭밭을 싸게 매입해 건축허가를 받은 후에 2015년 2월, 비싼 값으로 되팔아 막대한 차익을 취한 것에 대한 조사와 아울러 합당한 세금을 추징해야 한다는 주장도 함께 하고 있다.


한편 야구인의 마을 주민들에 의해 피소된 허모씨(2003∼2015년, 마을 관리인)는 자신이 야구인의 마을 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 역할을 실질적으로 수행했고, 명의만 홍모씨가 빌려준 것이라고 주장한다. 자세한 내막을 듣기 위해 전화를 걸었으나 허씨는 “만날 필요도 없고 할 말도 없다”면서 취재를 완강히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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