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간의 이야기 담아, 추억을 선사한다

 

올레길을 걷다 만나는 우체통, 편지와 엽서가 사라진 지금. 1년 전에 보낸 편지가 도착한다면? 그때의 추억, 기억, 시간을 선물한다.

범섬이 바라보이는 서귀포 앞바다,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이 바다와 만나는 곳인 올레7코스 중간지점 ‘속골’(올레7코스 외돌개~월평코스 중간 지점)에 추억을 선사하는 행복한 우체통이 있다.

‘스토리우체통’은 지난 2010년 6월, 대륜동주민자치위원회에서 특화사업으로 시작해 현재까지 6년간 지속되어 오고 있다. 올레길을 찾는 관광객, 올레꾼, 지역주민, 수학여행으로 방문한 단체 학생들 등 다양한 이들이 이 우체통을 통해 가족에게, 친구에게, 연인에게, 고마운이에게, 그리운 이에게 마음을 전한다.

대륜동(동장 양문종)에서는 11월, 속골 스토리우체통 운영을 위해 대륜명소12경이 소개된 엽서 1만2천매를 제작했다. 우체통에는 요금함이 설치되어 있어, 엽서를 쓰는 이들이 자발적으로 우편값을 지불한다. 대륜동에서는 일주일에 한번 엽서를 수거해, 한달 분량을 보관하고 1년이 되는 시점에 맞추어 우체국에 가서 엽서를 부친다. 이렇게 이들의 작은 배려로, 1년 뒤, 내가 부친 엽서를 받는 이에게는 돈으로 살 수 없는 행복을 선물한다.

‘스토리우체통’을 통해 배달되는 한 통의 엽서는 개개인에게 의미를 주기에, 주소 변경시 자발적으로 연락을 취해오는 이도 있고, 주민센터에 전화를 주거나, 시청 게시판을 통해 감사를 전하는 이들이 있다. 2011년 6월 첫 발송으로 현재까지 27,552통의 엽서가 발송됐다. 또한, 또 다른 감동을 주는 것은 ‘보내지 못하는 편지함’이다. 각자의 사연으로 담긴, 누군가에게 띄우지 못하는 엽서는 스스로에게 위안을 준다. 헤어진 연인에게, 돌아가신 보고픈 어머니에게, 그리운 누군가에게.

대륜동 관계자는 “스토리우체통을 통해 새로운 출발에 대한 다짐, 인생을 되돌아보는 시간, 아이들이 삐뚤삐뚤하게 쓴 할아버지, 할머니께 띄우는 엽서 등 많은 이들에게 힐링이 되고 마음을 정리하며 추억거리를 선사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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