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 쇠소깍 체험영업 갈등현장

“쇠소깍 관광지에서 하루에 관광객들이 쓰는 돈이 오천만원으로 일년에 대략 2백억원이 사라지고 있다”는 쇠소깍상가번영회 28명의 회원들은 “번영회 회원 80%가 임대해 장사하고 있는데 현재 매출이 10분의 1로 줄었다”고 울상이다.

한해 백 만명 가량이 즐겨찾는 국민관광지라 할 수 있는 쇠소깍이 영업권을 놓고 마을회와 개인사업자간 갈등이 해를 넘기는 바람에 주변 상가들만 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본지 12월 15일자 보도에서 언급했던 쇠소깍 수상체험을 둘러싼 문제가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현장을 찾았을 때 상가 점포마다 한숨소리가 들렸고, 주차하기 힘들었던 주차장은 텅텅 비어 있어 안타까운 마음을 갖게 했다.

하효마을회는 2003년 제1회 쇠소깍축제 때부터 테우를 띄워 수상체험을 통해 널리 알려지고 이익을 얻기 시작했다. 당시 하효마을회는 서귀포시로부터 5백만원을 지원받아 삼나무를 베어다가 엮은 테우를 쇠소깍에 띄웠으나 허가는 얻지 않은 채 시작한 영업이었다.
 
그후 2009년에 하효마을 출신 K 모씨는 공유수면사용허가를 얻고서 투명카약을 이용한 수상체험 영업활동에 들어감으로써 쇠소깍을 찿는 관광객들이 점차 늘어나게 되면서 주변상가가 조성되고 활황을 맞았다. 이에 덩달아 하효마을회도 2012년부터는 테우와 수상자전거 영업허가를 정식으로 받고 경쟁적으로 영업에 나서게 됐다.

마을회 임원을 역임한 김덕문 쇠소깍상가번영회 부회장은 “지난해까지 테우와 물자전거, 투명카약체험 등으로 25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또한 쇠소깍 인근에 감귤을 비롯한 농산물 특판장과 커피숍, 식당, 펜션, 승마장, 해상레저 시설들까지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면서 관광객들이 붐비는 관광지로 변모했다. 

또한 쇠소깍은 제주올레 6코스가 시작되는 곳이며, 쇠소깍 해수욕장에서 K씨가 쇠소깍 카약대회, 서핑 데이 등을 유치해 더욱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해 투명카약 사업자인 K씨가 하천부지 공유수면 점용허가를 신청했지만 서귀포시가 불허하자 행정심판을 제기해 결국은 K씨가 행정심판에서 이겼다. 그런데 문화재청에서 현상변경허가를 불허함에 따라 아직까지 그 어느 쪽도 수상체험사업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에 따라 수상체험을 즐기기 위해 방문하는 관광객들로 인해 특수효과를 누려온 쇠소깍 주변 상가들은 지난 여름부터 갑자기 방문객이 급감하고 아예 끊기면서 일부 사업장은 투자비도 건지지 못한 채 엄청난 피해를 감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쇠소깍상가번영회(회장 오창도)는 지난 10월, 서귀포시에 탄원서를 제출해 정상적으로 영업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오창도 회장은 서귀포시의 갈등 중재 노력에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오 회장은 서귀포시에서 “하효마을회가 개인사업자와 합의를 하지 않으면 마을회 독단적으로 영업을 할 수 없습니다.”라는 명확한 입장을 밝혀주기를 원하지만 행정에서 아직까지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렇게 될 경우 서로 윈윈할 수 있음에도 왜 그러지 못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간다”고 푸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에서 고용창출이라고 말로만 떠들 게 아니라, 있는 일자리라도 잘 해결해 떠나간 이들이 사업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훌륭한 고용창출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회장은 “현재 테우, 물자전거 체험 사업장의 직원 11명 및 안전요원 등 20여명과 투명카약의 직원 14명은 다른 일거리를 찾아 이미 떠났다”면서 개탄했다.

상가번영회 김덕문 부회장은 승마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한창 때는 하루 6십만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지금은 고작 1일 6만원 수입이며 종업원 4명을 고용하고 있으나 앞으로 3개월을 버티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1개에 9천원에서 1만5천원 가격에 팔리는 K햄버거 가게 직원은 “지난해 여름까지만 해도 하루에 몇 백만원을 찍다가 지금은 십분의 일로 줄어 한가하다”고 말했다.

A커피하우스 K대표는 “지난해 여름까지는 하루 6십만원의 매출로 임대료와 여직원 급여 지불에 문제 없었으나 지금은 하루 십만원 매출이 고작이라서 너무 어렵다”고 토로했다. K 대표는 월세와 사장월급은 고사하고 월급주기도 힘들어서 여직원이 이달까지만 근무하기로 했다면서 가게를 내놓고 싶을 정도로 힘들고 생활비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쇠소깍 식당 역시 손님이 없어 종업원들 월급도 못줄 정도로 어렵다고 말한다.

오창도 상가번영회장과 임원들은 “1월중 하효마을회를 찿아가 상가들의 애로사항을 전하고, 관광진흥을 위해 나서야 함에도 불구하고 관광지 문을 닫게 만든 행정의 무책임함을 따지기 위해 서귀포시 관광국장을 항의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쇠소깍 수상체험 운영 중단의 당사자 중 한쪽인 레저 회사 K 대표는 취재를 위해 전화했으나 언론플레이를 한다고 오해를 받을까봐 한사코 만나기를 꺼려했다. 그리고 하효마을회장은 “그거 신경쓰지 말랜허난 무사 경 신경썸수과게. 우리가 알아그네 해결헐건디 언론에 낼 거 이수광?” 하며 짜증부터 먼저 냈다. 이어 “우리 나름대로 해결책을 모색허젠 햄시난…”이라며 “서로 불화고 갈등이고 뭐고,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