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인력 채용 미끼로 부당이득 챙기는 중개인 활개쳐

서귀포시내 농감협, 선과장 등 인근에는 1년 내내 인력 모집 현수막이 나붙어 있다.

감귤산업은 생산에서 소비까지 모든 과정에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만 지역사회 노령화 추세로 인해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최근 이런 어려움을 틈타 중국인 인력 채용을 미끼로 한몫 단단히 챙기려는 직업 알선책이 암약하고 있어서 강력한 단속이 요구되고 있다.

중국동포(조선족) A씨는 중국에서 제주로 시집와 살다가 제주로 중국인 인력송출 돈벌이에 나섰다. 그녀는 중국인들을 관광차 제주로 입국시켜 선과장에서 돈벌이에 나서게 도와주고 이득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중국인들이 한국말을 못하고 제주도 지리에도 어두운 약점을 이용해 직업 알선을 미끼로 선과장을 옮길 때마다 급여를 올리면서 부당이득을 취하는 현장이 제보됐다.

그녀의 목표는 일손이 모자라는 감귤선과장들이 주 영업대상이었다. 하례리에서 30년째 선과장을 운영하는 K 사장은 10여명의 선과장 인원 중 5명의 중국 저장성 출신 노무자를 고용하고 있다.

현재 감귤 주산지인 서귀포시 지역에는 수백 군데의 선과장이 분포해 있지만 거의 모두가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어서 외국인 노동자라도 대환영인 실정이다. 선과장 운영자들을 A씨의 소개로 처음에는 월 130만원을 주기로 하고 채용해 한 달을 채웠다. 그리고선 일손이 모자란 또다른 선과장에 150만원을 받기로 계약해 중국인 노무자들을 옮기게 만든다. 그곳에서도 한 달을 채운 후 제3의 선과장으로 다시 옮기게 해서 소개비를 챙기는 수법으로 이득을 보지만 성탄절 무렵부터 설 명절 전까지가 대목이어서 야간작업을 해야 하는 선과장에서는 어느날 갑자기 일손을 빼어버리면 날벼락이나 다름없이 작업이 중단되는 손해를 보게 만든다.

이런 모든 일들이 돈만 챙기는 일손 브로커 중국 동포의 농간에 놀아나고 있음에도 행정당국에서는 파악도 못하고 있어서 감귤 선과장 업주 입장에서는 어쩌지 못한 채 당하고 마는 실정이다. 현재 제주도내 감귤 선과장은 469개소로 선과장마다 아르바이트 대학생까지 쓰는 상황이지만 수천명이 감귤수확철에 집중해 일해야 함에도 가동인력을 채우지 못해 아우성이다.

현재 외국인 월 급여는 보통 150~160만원을 지급하고 있지만, 180~200만원까지 올려받게 만든 후 부당하게 소개비를 챙기는 악덕 일손 중개업자가 판치고 있다는 여론이다.

제주고용센터 관계자는 “우리는 고용허가제로 외국인들의 E-9 비자만 관리하고 있다”며 “비자를 받고 채용하는 선과장들은 드문 경우로 많지 않다”고 답변했다.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는 20일, 전화 통화에서 “규정상 외국인은 관광으로 입국한 경우 선과장에서 일을 할 수가 없다”며 “단속을 하려면 우선 그 외국인들이 불법으로 취업하고 있는 현장을 찿아가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 취업한 외국인은 강제퇴거 대상이고, 이들을 고용한 선과장 업주도 채용기간이나 인원에 따라서 범칙금을 물어야 하며, 알선자도 불법취업을 알선한 혐의가 있으면 직업알선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인들이 불법으로 취업하는 업종은 감귤선과장 뿐만 아니라 제주의 1, 2, 3차 전 산업 현장에 걸쳐서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서귀포 시내의 유흥업소 접대부로 일하는 여성종업원들의 10분의 1이 중국여성이라고 증언하는 동문로터리 모 단란주점 사장은 “이들 중국여성들은 한동안 일하다 어느날 갑자기 말도 없이 사라진다”고 경험을 얘기했다.

지난해 4월, 20대 중국인 여성이 신제주 소재 단란주점에서 근무하다 피살된 살인사건도 기억에 생생하다. 또한 지난 11일, 동홍동의 건설현장에서 한국인 노무자와 중국인 노무자 사이에 집단 패싸움이 벌어져 경찰에 연행돼 조사를 받기도 했다.

중문동의 모호텔 신축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P 목수는 지난해 황당한 경험을 제보했다.

"공사 관계자가 조별로 공사하고 있는 현장에서, 내일은 외국인들로 이뤄진 조는 불법체류자 단속이 나오기 때문에 나오지 말라는 지시를 들었다"며 공사 현장마다 불법으로 일하는 중국인들이 없으면 당장 공사가 중단될 정도로 엄청난 인력이 제주도 곳곳에 들어와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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