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절 내도 유커, 항공기 이용 관광객 전년대비 23% 감소

점심시간임에도 ㄷ대형음식점 주차장이 텅 비어 있다.

서귀포 월드컵경기장에서 2백석 규모의 중국인 전용식당을 운영하는 ㅇ회관 ㅈ 대표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받아 해물, 버섯, 만두전골(1만원), 삼계탕(1만2천원)을 팔지만, 여행사로부터 절반가격인 5~6천원만 받고 있어서 아직 투자비용도 건지지 못해 무척 힘겨운 겨울을 나고 있었다. ㅈ대표는 4년전부터 식당을 운영했지만 지금은 손님이 90%나 줄었다며, 지난해까지 5명의 종업원이던 게 31일 찾아갔을 때는 1명의 종업원만 남기고 해고했으며 ㅈ 대표 부부가 손수 주방부터 홀 서빙까지 맡고 있었다.


서귀포 시내의 4성급 ㅁ호텔은 최근 석달만에 중국인 단체 손님을 받았다. 그것도 아침 식사 포함한 가격이 5만원으로 식사비를 빼고 나면 1인당 방값은 여관이나 모텔방 보다도 저렴한 편이지만 이 호텔 총지배인은 그나마 여행사에 부탁해 버스 1대를 받아서 눈물이 날 정도라고 호텔 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중문동의 인형을 파는 ㄱ박물관은 평소 중국인 관광객들을 가득 태운 대형버스들로 주차장이 항상 만원이어서 길가까지 넘쳐났으나 기자가 찾아간 31일은 비어 있어서 평소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또한 중문관광로에 위치해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ㅅ식당의 종업원은 “지난 연말부터 많이 줄어 평소보다 거의 절반 이하로 감소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단체 손님을 많이 받는 ㄷ대형음식점의 ㅁ 전무는 “저희는 내국인 상대라서 별 영향은 없지만, 카지노 손님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면서 “색달동의 대형 호텔 두 곳은 공사가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처럼 밀려드는 중국인 관광객들(유커)로 호황을 누리던 제주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를 둘러싼 한중간의 갈등을 시작으로 계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항공편을 이용해 제주를 찾는 유커들은 감소하는 반면 크루즈 관광객들은 증가하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1월 크루즈선의 제주항 정박 횟수는 총 35회로 승객 8만604명, 승무원 3만5명 등 모두 11만609명의 크루즈 관광객들이 제주를 방문했다. 오는 7월부터 서귀포시 강정동의 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 개항하면 12월까지 180번의 기항으로 50만명의 관광객들이 들어올 예정이다.

중문관광단지 내 인형 매장을 찾는 유커들의 발길도 뜸한 편이다.

제주도 관광협회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한국의 항공사가 1~2월 신청한 구이린~제주 등 6개 노선을 불허했다. 춘절 연휴 정기편과 부정기편은 지난해보다 각각 10%, 50%씩 줄어들 예정”이라며 “새해 들어 31일까지 항공편을 통해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11만1577명으로 전년대비 0.64% 증가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춘절이 2월 7~10일이었음을 감안하면 대폭 감소한 수치다.


실제로 이번 춘절(중국의 최대 명절) 닷새 동안 제주를 찾은 유커는 3만8천여명으로 지난해보다 10% 증가했지만, 이 중 40%는 불과 6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면세점만 방문하고 쓰레기만 버리고 가는 크루즈 방문객이고 항공기를 이용한 관광객은 지난해보다 23%나 감소했다.


민귀식 교수(한양대 국제대학원 중국학과)는 중국이 한국에 대한 저강도 경제 제재에 대해 “중국은 보은과 보복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다. 이것은 꽌시문화의 바탕이다. 손해나 모욕을 당하고도 보복하지 않으면 체면이 깎인다는 관념이 강하다. 그래서 ‘독하지 않으면 장부가 아니다’거나 ‘군자의 복수는 10년도 늦지 않다’는 속담이 일상적으로 쓰이는 나라다. 경쟁관계에서 이런 경향이 더욱 강해지는 것은 불문가지”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