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서귀포시민들의 생각은?>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

제주 전역이 쓰레기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행정당국은 6일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 개선안을 발표했다. 그에 대해 서귀포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의견을 듣고자 6일 저녁 7시 제주올레 여행자센터 교육장에서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에 대해 얘기나누는 시간을 가졌다.<편집자 주>

 

송종회 분리수거제가 된 지 얼마 안 됐는데 다시 바꾸고 있다.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 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개선해야 하는데, 그런 점들이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다. 유입 인구가 많아질 것이 예상되면 하수처리장, 소각장, 매립장 및 중간 처리 시설을 준비했어야 한다. 공무원이 그런 점들이 안 돼 있다고 뻔뻔하게 말하는 걸 보고 놀랐다. 한심했다. 서울시에서 23년을 근무한 경험으로 보자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행정이다. 모든 문제를 시민들에게 전가하고 있다. 현 정책을 철회하고 원점으로 돌아가서 제대로 된 정책을 수립하길 바란다. 가정에서 배출되는 쓰레기에 대해서는 기존방식으로 돌린 뒤에, 순차적으로 요일별 배출제로 바꿔나가야 한다. 재활용 폐기물에 대한 보조금을 인상시키고 재생산업을 산업화해 많은 민간인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후손에게 물려줄 때 부끄럽지 않은 제주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주민들과 소통해 적극적인 행정을 해서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으면 좋겠다. 

우호원 행정이 상식적이지 않은 일을 포장하고 말하는 데 현안이 돼 있는 모습이 보인다. 추운 밤중에 나가보면 녹색 옷을 입은 분들이 지키고 계신다. 그런데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현장에 공무원들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세계7대자연경관으로 시끄러웠던 때 공무원들이 무슨 일을 했는지 잘 모르는 분들도 있다. 공무원들이 돌아가며 자기 업무는 미뤄두고 몇날 며칠 전화투표만 했다. 그것도 모자라 자동 발신 전화 장치를 만들어서 투표를 하도록 하고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었다. 전화비에만 수 백억을 들였다. 다 세금 아닌가. 당시 7대 경관에 선정되면 1년에 1300억원 이상의 관광 매출이 발생하게 될 거라는 등 온갖 근거 없는 말들을 떠든 사람들이 있다. 현실은 어떤가. 이 정도면 도민을 상대로 사기를 친 죗값을 받아야 한다. 경제사범들은 처벌을 받는데 공직자들은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요일별 배출제 문제도 마찬가지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먼저 쓰레기 생산 단계에서부터 생각해야 한다. 저녁 한끼 만들어 먹으면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발생하나. 쓰레기를 생산해내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아무 제제도 하지 않으면서 시민들에 대해서만 불편을 강요하나. 쓰레기 문제의 근본 원인에 대한 고민이 전제되지 않는 현 정책은 원점으로 돌리고 다시 고민해야 한다. 

신승훈 숙박업을 하고 있다. 음식물부터 온갖 쓰레기들이 발생한다. 아직은 본격적인 봄이 오기 전이라 벌레 등이 꼬이지 않는다. 그러나 날씨가 따뜻해지면 벌레들이 나타날 것이다. 숙박업소 입장에서는 굉장히 큰 위험요소다. 클레임이 걸리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각 사업체 별로 애로사항이 많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요일별 배출제에는 관광의 섬, 각 업계의 사정에 대한 고민이 전혀 담겨 있지 않다. 곧 축제들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텐데 큰 문제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박은숙 공무원들에게 분리수거도 정착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요일별배출제로 들어갈 수 있는가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다. 정책이 자꾸 바뀌는 것은 큰 문제다. 이렇게 된 게 안타깝다. 행정에서 잘 해야 한다. 서귀포 사람들은 순박해서 어떤 정책이든 가급적 따르려는 경향이 강하다. 부녀회에서 클린하우스에 나가 관리 지도를 하고 있는데, 초반에는 공무원들도 함께 했지만 지금은 부녀회 밖에 나오지 않는다. 주민들이 불편을 감당하고 있다. 과대포장을 그만두게 해야 한다. 

신승훈 클린하우스 현장에 왜 공무원들은 나오지 않는지 모르겠다. 현장에서 직접 보고 시민들과 만나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재활용품을 활용한 사업들을 마련해내야 한다. 재활용품을 업사이클링 해서 예술 작품을 만드는 등 방안도 고민해볼 수 있을 거라 본다. 새로운 부가가치 산업을 키워낼 수가 있다. 그런 연구는 왜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순환보직제도 문제다. 공무원들의 전문성과 책임성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우호원 시민들이 분리해서 배출하면 제대로 처리할 시설은 돼 있냐 하면 그것도 안 돼 있다는 기사를 봤다. 이런 점을 볼 때 원점으로 돌아가 재검토해야 한다. 숙박 업체들에 음식물 쓰레기 처리 시설을 설치하라는 공문이 떨어졌다. 숙박 업체가 많이 들어서고 업체 간에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다. 기반이 약한 업체는 파산할 수밖에 없는 상황 아닌가. 크루즈가 들어오면 쓰레기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양적 성장을 발표한 지가 15년인데, 양적 성장을 위한 기반 시설을 만들었어야 하는데, 하수종말처리 시설을 하지도 않았다. 알고 있으면서도 안 한 것이다. 누가 징계를 받고, 누가 책임을 졌나? 말 그대로 철밥통이다. 아이들한테는 자기가 한 말에, 자기가 한 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가르치면서 공무원들은 왜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지 모르겠다. 

고선아 구체적인 얘기를 생각해보면 제주도는 마트에서 종이박스 제공을 금지한 유일한 곳이 아닌가. 종이 박스를 배출하지 않으면서 폐지를 수집하는 어르신들이 큰 피해를 입으셨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이 박스가 많이 배출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종이박스를 제공하지 않으니까, 비닐을 사고 있지 않나. 비닐이 종이 박스보다 환경에는 더 해롭다. 얼마나 근시안적인가. 친구들이 자기 차들이 클린하우스가 돼가고 있다고 말한다. 자동차 트렁크와 집안이 클린하우스가 됐다. 

송종회 요건이 충족되는지 파악하고 부작위위법확인소송(不作爲違法確認訴訟: 행정청의 '부작위'가 위법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소송. 행정청이 상대방의 신청에 대해 어떠한 처분도 하지 않고 방치한 경우 위법성 여부를 확인하는 소송이다.)을 해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지금 보다시피 소통도 안 됐고, 입법도 제대로 안 된 것 같고, 제주로 유입되는 상품에 대한 쓰레기 발생량에 대한 연구도 안 돼 있는 것 같다. 충분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절차적, 순차적으로 계획을 잡고 정책을 수립한 후에 시민들에게 요청해야 하는데, 요일별 배출제는 그런 사항들이 반영돼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이 해야할 일을 하지 않아 도민들이 피해를 입었다면, 소송을 통해 그에 대한 책임을 따질 수 있다.

김재훈 삶속에서 건져 올린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들려주셨다. 행정에 대한 비판적인 관점으로 정책의 방향 및  추후 대응방안을 모색한 시간이었다. 도민들의 삶의 질을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은 행정이 뼈 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귀한 말씀들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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