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환경운동연합 논평, '남벽탐방로 재개방 철회' 요구

복원 중인 남벽 정상. 사진은 <한라산의 등반, 개발사>(제주도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에서 발췌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가 한라산 남벽정상 탐방로를 내년 3월 재개방하기로 결정하자, 제주환경운동연합(이하 환경연합)이 재개방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지난 23일, 한라산 등반 과정에서 성판악 탐방객 쏠림현상으로 주차난·안전사고·환경 훼손 등의 문제가 발생해 남벽정상 탐방로를 내년 3월에 재개방한다고 밝혔다.

남벽탐방로가 개방되면 탐방로가 5개 코스로 분산되어 성판악 코스 집중 현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다.

남벽탐방로는 지난 1986년에 개설된 이후 탐방객이 증가하면서 일부 구간이 붕괴되는 문제가 발생해, 1994년에 출입이 통제됐다.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 정상 탐방로 코스를 확대하기 위해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단을 꾸려 현지조사와 안전진단도 실시했다

환경연합은 제주 세계자연유산본부의 결정에 대해 “1986년부터 1993년까지 한라산을 방문한 탐방객은 40만 명에서 50만 명 수준이며, 현재는 두 배가 넘는 130만 명에 육박하는 탐방객이 한라산을 찾고 있다”며, “남벽의 환경훼손은 물론이고 안전사고까지 우려된다는 점에서 해당 구간을 개방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환경연합은 “제주도가 밝히고 있듯 성판악 주차난과 탐방 이용의 불편함, 자연환경 훼손을 방지하려면 물리적으로 성판악을 찾는 탐방객 수를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안”이며, “탐방로를 추가한다는 것은 도리어 많은 탐방객을 한라산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로 인해 한라산 보전에 더 큰 부담을 유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환경연합은 “성판악을 찾는 탐방객을 위한 셔틀버스 운영, 일일 탐방객 수 제한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에도 해당 구간의 탐방로 보수와 향후 유지관리, 환경복원을 위해 도민의 세금을 사용하는 것은 결코 합리적인 대안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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