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택/제주대 철학과 교수

  “기회는 평등하게! 절차는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대선 후보시절부터 꾸던 꿈이다. 어찌 그것이 그만의 꿈이겠는가? 지난 겨울 1700만 국민이 차가운 길거리에서 국정농단세력과 적폐청산을 외치며 시작된 촛불명예혁명이 3기 민주정부로 정권교체를 마무리하면서 일단락되었다. 하지만 새정부 출범을 축하하기엔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너무 크고 무겁다.


  일제강점, 한국전쟁, 군사독재, 산업화 과정을 겪으면서 우리는 한국전쟁 직후 세계 최빈국 수준에서 경제규모 세계 11위, 1인당 국내총생산액 세계 30위권에 이르게 되었다. 하지만 경이로운 압축된 경제성장 뒷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우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양극화속도, 노동시간, 소득대비등록금, 노인빈곤율, 자살률은 최고 수준이고, 출산율, 청소년행복지수, 남녀평등지수, 최저임금수준은 최저 수준인 사회가 된 것이다. 한마디로 경제기적은 이뤘지만 행복을 잃은 나라가 되었다.


   국내외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너무 많다. 북핵, 사드, 과거사 문제로 북한을 비롯한 우리를 둘러싼 주변국과 외교안보 딜레마에 빠졌고, 국민 절반이 전체의 2퍼센트 자산과 5퍼센트 소득으로 살아가야 할 정도로 양극화가 심각하며, 보육, 교육, 일자리, 주거, 의료 등으로 유아에서부터 어르신까지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제주4.3, 강정마을, 세월호, 성주군민 등 정부 무능과 잘못으로 수많은 국민의 피눈물이 마르질 않고 있는데, 새 정부는 최우선적으로 그들의 고통을 치유해주어야 할 것이다.


  '기회가 평등하고, 절차가 공정하고, 결과가 정의로우려면', 우선 남녀간, 지역간, 학력간, 계층간 차별을 없애야 한다. 취업을 꿈꾸는 학생들은 고등학교 때부터 직업교육을 잘 받아 굳이 대학을 안 가더라도 취직에 어려움이 없게 하며, 임금과 승진에서 공정하고 정의로워야 한다.

  OECD에서 최장시간 노동하고 최저 임금을 받는 우리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고민하기 전에 기업과 공직에서 더 많은 사람을 채용하여 일자리부터 나눠야 한다. 그리고 기업이익을 노동자에게도 배분하여 최저임금을 높여줌으로써 구매력을 높여 실물경제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외교안보 문제에서는 북한을 비롯한  주변국들과 협상을 할 때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당당하게 임해야 할 것이다. 남북문제가 잘 해결되면 안보, 경제, 외교문제도 한꺼번에 해결된다. 남북간 교류와 협력을 통해 우리 자본과 기술로 북한 산업을 발전시키고, 그쪽의 저렴한 노동력으로 우리 산업을 발전시키면, 자연스레 일자리 문제도 풀리고 우리 생산력과 소비시장이 넓어져 경제가 살아나고, 그러면서 남북간 신뢰를 쌓으면 북핵문제가 풀리고 주변국들과 딜레마에 빠졌던 외교문제도 해결될 것이다.


  새 정부는 미래세대를 위해서도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 앞으로 세대간 갈등을 줄이기 위해 복지, 세금, 연금 등의 복잡한 문제해결을 위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고, 미래세대에게 큰 짐이 되는 화석연료나 원전에너지에서 탈피하여 태양광, 바이오, 풍력 등 대체에너지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새 정부는 국민만을 바라보며 안으로는 성장을 넘어 성숙한 나라가 되고, 밖으로는 자주독립국으로서 평화롭게 당당한 희망의 나라로 힘차게 노를 저어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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