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길 /서귀포문화원 문화대학장·제주언론인클럽 상임부회장

 ‘말’은 곧 생활이다. 말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요, 사상과 감정을 표현하는 도구이다. 말은 그 사람의 인품과 교양을 드러낸다. 말로서 개개인의 인성을 판단할 수 있다.


  그런 만큼 말에 관한 속담․격언도 많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 “‘아’해서 다르고 ‘어’해서 다르다.” “눈과 귀는 둘씩인데, 입은 하나이다. 많이 보고 많이 듣되, 말은 조금만 하라.”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말이 사람의 감정을 얼마나 올바르게 표현하고, 또 어떻게 조심해야 하는지를 잘 나타내고 있는 금언들이다.


  말은 행동과 일치해야 한다. ‘신뢰’가 있어야 하고, 자기가 한 말에는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 언행일치(言行一致)는 인격의 표준이다. 따라서 좋은 언어를 골라서 구사(驅使)할 줄 알아야 한다. 좋은 말을 쓰면 공을 들이지 않고도 선인(善人) 소리를 듣는다. ‘사양’이나 ‘절약’이 필요 없는 자본이다.


  좋은 말을 주고받자. 서로 묻고 대답하는 것이 대화이다. 대화는 자신의 의사를 전하고, 상대방의 생각을 듣는 일이다. 성실하게 묻고, 겸손하게 들으며, 진실하게 답하는 것이 진정한 대화의 모습이다. 이때의 ‘성실․겸손․진실’한 언어가 바로 ‘좋은 말’인 것이다.


  우리는 문화인이라는 말을 흔히 쓴다. ‘문화인’은 사회의 여러 활동 부문에서, 특별히 학문이나 예술 등의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을 말한다. 하지만 ‘문화시민’이라고 했을 경우에는, 넓은 의미의 개념을 적용하여 ‘높은 문화생활을 누리는 사람들’을 총칭한다. 여기에 ‘문화적 교양이 있는 사람들’을 추가한다면 문화시민으로서의 품격은 한층 더 높아질 터이다.


  그렇다면 교양(敎養)이란 무엇인가. 사회활동을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자질(資質)과 폭넓은 지식․도덕을 갖춘 원만한 품성을 이른다. 박학다식(博學多識)과는 다르다. 교양에 있어서 제일의 가치는 ‘좋은 말’ ‘바른 언어’의 사용이다. ‘문화적 교양이 있는 사람들’인, 문화시민이 해야 할 주요덕목은 바로 좋은 언사(言辭)를 쓰는 일이다.


  일상생활에서 거리낌 없이 심드렁하게 튀어나오는 말 가운데 하나가 욕설(辱說)이다. 구수하고 정겨운 욕지거리도 있지만, 그러나 욕은 욕일뿐이다. 욕을 들어서 좋아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우리 제주도를 따뜻한 ‘남쪽나라’로 표현한다. 이 중에서도 서귀포는 더더욱 따뜻하다. 기후는 온난하고 사람들은 온화하다. 이에 따라 말씨도 양순해야하지 않겠는가. 서귀포는 원래 농촌형 도시로 출발하여 관광도시로 변모하여 왔다. 지금쯤 서귀포는 격(格)높은 ‘문화도시’로 탈바꿈해야 할 시기가 된 듯 싶다.


  이제 서귀포시민은 고운 말을 생활화하면서 ‘문화 서귀포’를 만들어 나가자. 부드러운 말, 아름다운 말, 정다운 말, 친절한 말, 따스한 말, 위로의 말, 격려의 말, 칭찬의 말, 축복의 말, 희망의 말, 감사의 말. 이 모두가 ‘좋은 말’들이다. 교양은 어투(語套)에서 표출된다. 언어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기제이다. 바야흐로 서귀포시민은 ‘문화시민’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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