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북초와 서귀서초 어린이들, 14일에 하논에서 모내기 체험

어린이들이 모처럼 들녘으로 나와 제주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모내기 체험에 나섰다. 아이들은 진흙과 씨름하면서도 즐거운 표정이다.

서홍동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고방협)과 서귀북초등학교(교장 강종술), 서귀서초등학교(교장 강성일) 등은 14일 오후에 ‘도심속 자연생태학습장 하논 모내기 체험’ 행사를 개최했다. 어린이 60여명과 교사와 주민자치 위원 등 총 80여명이 모내기 체험 행사에 함께했다.

난생 처음 신어보는 모내기용 부추가 어색했지만 아이들은 금새 익숙해졌다. 스스로 새로운 패션이라고 자랑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양쪽에서 어른들이 줄을 잡아주면 아이들이 한줄로 서서 줄이 지나는 위치에 모를 심었다.

진흙에 발이 빠져 움직이기 불편하기도 했고, 흙에 부추가 빠져 벗겨지기도 했지만 얼굴에는 즐거운 표정이 가시지 않았다. 서로의 얼굴에 진흙이 묻어있는 것을 보며 ‘까르르’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서귀북교 4학년 이은지 어린이는 “모내기 하는 도중에 발이 빠져서 불편하기는 했지만 처음으로 모를 심어봐서 즐거웠다”며 “내년 행사에도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강종술 서귀북교 교장은 “아이들이 심은 모가 자라서 벼가 익으면 가을에 다시 찾아와 벼 베기 체험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의 토지는 대부분 구멍이 많은 현무암 위에 형성되었다. 현무암질 토양은 물을 가두지 못하기 때문에 농사가 어려워 주민들은 늘 먹을 게 부족했다. 그런데, 옛날부터 이 일대 사람들은 하논 분화구 안에 논을 만들고 쌀을 생산했다. 다른 분화구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바닥이 넓고 판판한데다 군데군데에서 끊임없이 지하수가 솟아나기 때문에 가능해진 것이다. '하논'이란 이름도 '하다(많다 혹은 크다)'라는 고어와 '논'의 합성어로, '큰 논'이란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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