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가봅디강?] 나를 꿈꾸게 하는 곳 '바라크라'

별이 빛나는 밤[The Starry Night]은 빈센트 반 고흐의 대표작 중에 하나다.

“별을 보는 것은 언제나 나를 꿈꾸게 한다”는 반 고흐에게 밤하늘은 무한함을 표현하는 대상이었다. 별이 반짝이는 밤의 정경을 다룬 이 외의 작품들도 많다. 빛이란 우주의 모든 영혼을 그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고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바로 이곳에 발을 머무르게 하는 매력 포인트가 아닐까.

전구로 감긴 화려한 불빛을 내는 나무에 활력을 더해줌은 물론,
짙게 깔린 어둠아래서의 빛나는 빛은 즐겨야 마땅하다!

올레 6코스 쇠소깍에서 보목포구까지의 길을 걷다보면 전구로 휘감긴 화려한 불빛을 내는 느티나무 하나가 우뚝 서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곳 바라크라(제주 방언으로 ‘바란다’)는 낮과 밤 모두 우리의 시선을 흡족하게 한다.

낮에는 환하게 트인 오픈형 창문으로 풀 내음을 들이마시며 커피 한 잔을 즐길 수 있다.

이 곳 보목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전업주부로 지내오다 커피 내리는 카페 주인장으로 전향했다. 카페뿐만 아니라 펜션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우연한 기회에 남동생이 펜션사업에 뛰어들면서 평소 하고 싶어 했던 카페도 함께 차리게 되었다고 말하는 주인장의 얼굴엔 행복이 묻어난다.

고정적이고 틀에 박힌 느낌이 깃든 카페라기보다는 모든게 너무나도 자유롭고 자연스럽다. 기자 신분을 밝히지 않고 찾아갔을 때 주인장이 없어 다소 당황스러운 상황. 그런데 주인장 어머님께서는 방에서 나오셔서 자신의 딸이 여기 사장인데 금방 온다며 기다리는 동안 먹으라고 한라봉을 내어주셨던 좋은 기억도 있다.

다른 카페들과는 달리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운영한다는 'open', 'close' 표지도 달지 않는다. 개업할 당시는 오전 11시부터 저녁 9시까지 운영하기로 마음 먹었지만, 가끔씩 펜션에 머물렀던 손님들이 아침 일찍 퇴실하면서 테이크아웃 커피를 원할 때는 일찍 문을 열어 커피를 내어드리기도 한다고. 저녁 늦게 오시는 분들이 여유롭게 즐기다 가지 못할 때는 속상하고 미안하기도 했다며 후로는 일부러 시간을 정해놓지 않는다고 말하는 주인장.

오롯이.. 당신이라는 기적을 '바라크라'로 말할것같으면.. 테이크아웃(Take-Out)보다는 머무름(Stay)

다른 프랜차이즈 기업처럼 손님이 몰려 왔다 빠지는 흔히 테이크아웃(일회용컵에 담아주는 포장서비스)을 주로 하는 커피숍이기 보다는 음악과 조명, 인테리어, 맛과 분위기에 취하고 즐기다 가는 그런 곳.

그래서 보다 오래 커피 본연의 향과 맛을 즐기고 가라는 마음으로 좋은 로스팅원두를 선별해 쓴다. 단연 인기 좋은 수제청티(Hand Made Tea)에 들어가는 주 재료인 풋귤과 당유자는 직접 밭에서 재배한다. 한 두 그루의 나무에서 열려 두 콘테나정도 나오는 과일열매 모두를 손질해 담근다. 오래동안 담궈놓아야 과즙이 나와 상큼하게 즐길 수 있다.

매장 가운데 길게 늘어선 중앙 테이블은 단연 돋보이는 인테리어 소품 중 하나이다. 남편과 남동생과 함께 손수 제작했다고 한다.

커피부터 시작해서 바라크라 시리즈를 담은 과일스무디, 다섯 가지 허브가 함께 어우러진 맛을 담은 바라크라 스페셜티와 직접 담근 수제청과 에이드, 디저트를 책임질 베이커리류, 그리고 이 집에 시그니처 메뉴인 브런치까지 손님들의 제 각기 다른 입맛을 충족시켜주기에 충분한 메뉴들이 즐비 되어있다. 처음 오픈하기 전까지만 해도 여행객들이 손님의 대부분일거라 생각했지만, 도민분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한다. 올레코스를 걷다 커피 한 잔에 취하며 쉬고 가는 그런 곳. 소문이 자자한 보목리의 명소로 자리 잡아 가는 듯하다.

언제까지나 빛을 내 주는 사람이길 '바라크라!'

앞마당에는 알록달록 눈에 띄는 색으로 칠해진 철재로 된 테이블과 의자가 있어 맑고 쾌청한 날엔 밖에서 여유를 즐기는 것도 팁! 주인장의 바람대로, 또 언제까지나 빛을 내 주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기자의 바람대로, 우리 모두의 소망이 이뤄지는 기적을 바라는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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