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수/ 성산읍

이제는 잔돈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 1천원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내가 초등학교 때는 생일, 운동회 등 특별한 날에만 먹을 수 있었던 짜장면이 500원이던 시절이 있었다. 쫄깃한 면발을 다 먹고 나면 양념에 밥을 비벼 깨끗이 비워서 따로 설거지할 필요도 없었다. 그렇게 허기진 배를 채우고 나면 하루 종일 행복했다.

30여 년이 지난 지금 1천원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짜장면은 이미 한 그릇에 5천원을 넘은 지 오래되었고, 동네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상품은 기껏해야 껌 한 통 아닐까 싶다.

그러나, 성산읍에서는 1천원의 가치가 다르다.

어르신들의 행복을 창출하는 가치를 지닌 금액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교통약자인 어르신들의 이동권 보장 및 사회활동 참여기회 확대를 위한 성산읍의 특수시책인 1천원 행복택시가 있기 때문이다.

14개 마을을 운행하는 행복택시는 만74세 이상 어르신들이 관내에서 구간과 시간에 관계없이 단일요금 1천원만 부담하면 어디든지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

올해 5월말까지 어르신들의 행복택시 이용실적은 연인원은 1만 1488명이며, 이용횟수는 총 1만 719회로 주로 어르신들은 전통시장, 오일장, 병의원, 약국, 금융기관, 마트 등을 목적지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업에 참여하는 택시기사들도 시장을 본 할머니들의 장바구니 등 무거운 짐을 집까지 들어주기도 하는 등 지역사회에 행복한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시장에 가고 싶어도 몸이 불편해 장보기 힘들었는데 1천원 내면 택시로 어디든 갈 수 있어 좋다’, ‘1천원 행복택시가 운행되면서 나들이가 한결 편리해졌다’고 어르신들의 고마움 말씀 하실 때면 담당 공무원으로서 흐뭇한 마음과 함께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다.

우리가 몰랐던 1천원의 가치. 오늘도 행복택시는 어르신을 위해 마을을 누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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