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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만 앙상한 농장, 아물지 않은 '차바'의 상처[현장] 효돈천 지류, 태풍 '차바' 피해복구 사업
장태욱 | 승인 2017.09.11 15:13
태풍 차바가 지난해 제주를 강타할 당시, 효돈천이 범람해 '오렌지농장'에 거대한 규모의 토양 유실 피해가 발생했다. 흙이 쓸리고 나무가 뽑혀나간 자리에 기반암이 앙상하게 노출됐다.
흙이 휩쓸려나간 자리에서 물줄기가 폭포를 이룬 곳도 있다.
휩쓸리다 남은 귤나무가 겨우 숨을 보존하고 있다.
농민들이 농로 겸 배수로로 사용했던 시멘트 포장도로이다. 서귀포시는 이 도로를 깊이 파서 인공 수로를 만들어 범람한 물이 효돈천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복구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사 현장 지도.

태풍 차바의 피해복구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하천이 범람하면서 사유지가 광범위하게 유실된 현장에 대해 재발방지 공사가 진행 중인데, 유실된 농지에 대한 복구방안은 막막한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초순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 차바는 제주에 큰 상처를 남겼다. 태풍은 기록적인 강풍과 물폭탄을 동반했다. 차바가 제주를 강타하면서 하천이 범람해 가옥과 자동차 등이 침수되고, 농경지가 유실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국비 451억원을 포함해 태풍 ‘차바’ 피해 복구액으로 620억원을 확정했다. 이 가운데 485억 원을 들여 공공시설 피해를 복구하기로 하고, 135억원을 사유시설 복구에 배정했다.

태풍 차바가 제주를 휩쓸고 지난 지 1년이 다 되어가지만 상처의 흔적은 도내 곳곳에 아직도 남아있다. 효돈천 지류 하례2리 ‘오렌지농장’에는 차바가 남긴 상처가 여전히 깊이 남아있다.

효돈천이 범람하면서 농장 가운데 토양이 유실되어 기반암이 노출됐고, 농장 한 쪽에는 폭포를 이뤘던 흔적도 남겼다. 흙이 유실된 자리에 남은 앙상한 기반암이 당시 범람한 물의 규모를 짐작하게 한다.

이곳에서 농사를 짓는 농민 정 아무개씨(72)는 “‘오렌지농장’을 개척할 때부터 여기서 일했는데, 50년 동안 그런 피해는 처음”이라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서귀포시는 지난 4월에 ‘효돈천(오렌지농장) 지류 태풍피해복구사업’ 자체사업비 4억여원을 확보하고 공사를 발주했다. 기존에 주민들이 농장 안길 겸 배수로로 이용하던 시멘트 포장길을 깊이 파 하천이 범람할 때 농장으로 흘러가던 물줄기를 효돈천으로 유도하기 위해 길이 268미터에, 폭 6m, 깊이 5m 정도의 인공 수로를 만들 계획이다.

서귀포시는 5월부터 12월까지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기간 동안 사업추진과 동시에 사유지에 대한 보상협의도 실시한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유실된 농경지의 복구다. 서귀포시는 하례리 오렌지농장 인근에 침수되고 유실된 농지가 4만㎡(약 1만2000평)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유실된 토지를 복구하는데 드는 비용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사유지의 토지 유실에 대해서는 부족한 규모지만 지난해 재난 지원금을 지급했고, 복구공사는 소유주의 몫”이라고 했다. 다만 “인공배수로를 조성하면서 파낸 흙을 농지를 복구하는데 쓸 수 있도록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오렌지농장은 과거 회사에서 소유하던 감귤농장인데, 지금은 수십 명의 토지주들이 분할해 소유하고 있다. 각 농지 소유주들마다 피해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복구공사를 위해 의기투합하기도 어려운 상황. 두 가지 공사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 이유다.

장태욱  taeuk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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