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배 부위원장 단식 30일 맞아 8일에 기자회견, 조건없이 타당성 용역 재검토 주장

김경배 부위원장이 7일 양용찬 열사 추모문화제에서 연대발언을 하는 모습이다.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며 30일째 단식농성 중인 김경배(50) 부위원장이 ‘삶을 모두 버린 강경투쟁’을 선언했다. 단식 강행 의사를 밝혔다. ‘타당성 재검증’과 ‘기본계획 연구용역 발주’를 동시에 진행하자는 국토교통부의 제안을 거부하며 ‘재검증 요구에 먼저 응할 것’을 촉구했다.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는 8일 오전 10시, 제주도청 앞에 설치된 천막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단식 한 달을 맞은 김경배 부위원장이 자신의 최근 몸상태와 심경 등을 보고하고 준비한 기자회견문을 읽었다.

김경배 부위원장은 “그동안 걱정해주신 도민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한 뒤 “제가 목숨을 걸어 단식을 하는 이유는 삶의 터전이자 생명인 고향을 지켜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단식 30일을 넘기면 한순간에 위험해질 수도 있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전하면서도 “의식을 잃고 쓰러지기 전에 원희룡 지사에게 따져야할 내용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 쓰러질 지 모르는 몸을 이끌고 4차례나 도지사와의 직접 면담을 신청했는데 비서실에서 일정조차 잡아주지 않았다”며 원희룡 지사를 비판했다. 그리고 “원희룡 지사는 4개 마을 주민 의견은 묻지도 않고 허위공문을 수차례 보내 제2공항을 조기에 추진해줄 것을 국토부에 요청했다”고 비난했다.

그리고 “국토부는 막무가내로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며 “기본계획수립 연구용역은 공항이 확정되는 걸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제2공항이 이대로 추진된다면 제주는 강정에 이어 다시 한 번 인권 유린의 섬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부위원장은 원희룡 지사에게 “부실 용역 검증을 먼저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공항 추진을 진행시킬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국토부에 발송하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국토부를 향해 “우선 부실 용역에 대해 재검증을 실시하라”고 요구하며 제2공항 건설을 확정짓는 기본계획 연구용역을 착수하기 위해 온갖 감언이설로 주민을 회유하며 주민들의 생명줄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을 것을 강요하는 모든 행보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국토부와 성산읍 반대대책위는 지난 5일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의 최대 쟁점은 국토부와 제주도가 지난 2015년 11월에 발표한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타당성 검토 용역’의 부실 의혹 해소 방안이었다.

주민들은 공항 사업 추진 단계를 밟기 전에 이에 대한 전면적이고도 투명한 재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폈다. 그런데, 국토부는 타당성 용역의 재조사 추진과 더불어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연구용역’을 동시에 발주하자는 제안을 내자 주민들이 거부해 협상은 결렬됐다.

김경배 부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다시 한 번 국토부와의 협상결렬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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