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읍대책위 20일 기자회견 열고 김 부위원장 단식 중단 발표, "도민들과 릴레이 단식 계속 할 예정"

성산읍대책위가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경배 부위원장의 단식 중단을 선언했다.
김경배 부위원장이 병원 후송차로 이동하는 모습.

제주도청 앞에서 단식농성을 진행해온 김경배 ‘제주 제2공항 반대를 위한 성산읍 대책위원회’(이하 성산읍대책위) 부위원장이 20일에 단식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0일에 단식을 시작한 지 42일 만이다.

성산읍대책위는 20일 오전 10시에 제주도청 앞 천막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성산읍대책위는 기자회견을 통해 김경배 부위원장의 단식 중단을 선언했다.

이 자리에서 김 부위원장은 입장자료를 통해 "최소한의 인권이라도 지켜지길 바랐지만, 국민의 기본권 따위는 아랑 곳 없는 이 나라 정부기관은 다시 강행의지만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쉽지 않았던 42일의 날들이었지만 포기하고 물러서는 게 아니라 결단코 지지 않는 투쟁을 준비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김 부위원장은 "부지 선정 과정은 물론 절차 마저도 주민의견을 철저히 무시하고 강행시키려는 제2공항 건설 계획은 절대 완성되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단식을 중단한 배경으로는 "목숨 걸고 끝까지 가려고 했지만 제 목숨을 건 단식을 우습게 아는 정부기관에게 제 귀한 목숨을 내어주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이 마무리되자 김 부위원장은 H병원의 호송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김 부위원장이 이송된 후에 성산읍대책위는 기자회견을 이어갔다. 성산읍대책위는 “42일간 목숨을 건 절규에도 불구하고 끝내 국토부는 말장난에 불과한 답변서로 우리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그리고 “사전타당성 용역에 문제가 많으니 그것을 검증하고 그 결과에 따라 기본계획용역 발주 여부를 결정하자는 요구가 무리한 요구인가"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성산읍대책위는 “국토부는 제주도를 하급기관으로 보고, 제주도민을 무지한 변방의 오랑캐들로 여기는 것”이라며 “절차적 투명성을 강조한 문재인 정부의 약속을 정면으로 깨버리는 폭거임을 인증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성산읍대책위는 "더욱 탄탄한 대오를 만들어 그 어떤 탄압에도 맞서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제2공항 건설계획을 무산시키겠다"고 밝혔다.

성산읍대책위는 제주도를 향해 “제주도와 반대대책위 사이 협의사항을 국토부가 수용할 수 있도록 원희룡 지사가 직접 국토부에 항의서한을 보내고 항의방문하라”고 요구했다. 또, 지역 국회의원 3인을 향해 “제2공항 진행에 따른 도민의 기본권 침해 등의 논란에 대해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김경배 부위원장이 단식을 중단했지만 성산읍대책위는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제주도민들과 더불어 릴레이 단식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김경배 성산읍대책위 부위원장은 국토부가 2015년에 발표한 ‘제주 제2공항 사전 타당성조사 용역’(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사전 타당성 조사검토 용역)에 대한 재조사를 요구하며 지난 10월 10일 제주도청 앞에서 천막단식에 들어갔다. 그의 단식이 장기화되자 원희룡 지사도 부담을 느껴 주민들과 간담회를 열였다.

주민들의 의견을 수용해 제2공항 사전타당성 용역과 관련해 제기된 부실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검증조사와 제2공항 기본계획 연구용역을 분리해서 추진하도록 국토교통부에 요구하고, 사전타당성 검증 결과가 기본계획 연구용역 발주 여부를 결정하는 구속력을 갖도록 하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국토부가 제주도의 건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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