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하 자 / 서귀포시청소년문화의집 관장

달이 바뀌어 달력을 걷어내니 2017년 달력이 한 장밖에 남지 않았다. 11월, 12월이 함께 있는 한 장 남은 달력을 보니 마음이 분주해지며,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뭔가를 해야 할 것만 같은 의무감, 중압감이 마음을 짓누른다. 늘 열심히 살기는 하지만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요즘 사건 사고가 많다. 불의의 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순간순간 열심히 행복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더 하게 된다. 행복하게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마는 요즘 더 드는 생각이다. ‘행복한 삶이란 무엇일까?’ 라는 건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는 생각일 것이다.

‘행복’ 언젠가 누군가가 물었던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 하시나요?’ 라는 질문에 쉽게 답 할 수 없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나의 삶의 기쁨은 무엇일까? 더불어 내가 만나는 아이들은 뭘 할 때 가장 행복 할까? 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과연, 우리 아이들은 행복하게 살고 있는가? 우리는 청소년들에게 미래의 주인공이라고 말하면서 현재의 행복을 저당잡고 있지는 않은가?

지난 2일, 서울시는 ‘청소년 희망도시 서울’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청소년·교사·교육전문가 등 2334명이 95차례의 회의를 거친 끝에 나온 계획이라고 한다. 서울시의 청소년정책 분야 첫 중장기 종합계획으로 올해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총 4868억원을 투입한다는 얘기를 들으며 부러웠다. 부러우면 지는 건데 말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서울시가 청소년이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가겠다. 또 일상에서 청소년이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누리고 확장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예산도 예산이지만 청소년을 미래의 주인공일 뿐 아니라 현재를 사는 시민으로 인정하는 서울시의 마음이 부러웠다.

12만 6천여명의 청소년이 살고 있는 제주도의 청소년 정책이 궁금하다. 정부에서 진행하는 전국적인 보편정책 말고 제주만의 제주청소년을 위한 정책이 무엇이 있을까? 제주도가 청소년활동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인구당 청소년수련시설 보유율인데 단언컨데 전국최고이다. 하지만 시설 설치는 법에 맞게 잘 되어 있지만 유지 관리에 대한 부분은 아쉬움이 크다. 청소년 단체에 맡겨 운영하는 곳이 많지 않고, 운영비는 늘지 않는다. 수익사업을 하지 않고 청소년 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수련시설은 늘 어렵게 운영되고 있다.

청소년들의 활동 공간인 청소년 수련시설. 청소년들은 그곳에서 동아리활동, 봉사활동뿐 아니라 친구들과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면서 미래 제주도를 이끌 시민으로 성장하고 있다. 우리의 미래인 청소년들이 행복을 느끼며 활동해 나갈 수 있게 활동 환경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지지난 주에 전국에 있는 청소년 수련시설의 운영대표자 직무연수가 2박3일간 제주에서 있었고, 전국에서 120여명이 참석했다. 이중 제주에서 참석한 청소년 수련시설의 운영대표자는 한명 뿐이었다. 제주에서 열리지만 여러 가지 여건상 참석하기 힘든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일정 중 계획에 없던 함덕해수욕장에 잠깐 들러 바다를 볼 기회가 있었는데 육지에서 오신 분들은 감동하고 행복해 하며 예쁘다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사실 그 시간 해수욕장은 물이 거의 빠져 있어서 전에 내가 봤던 완전 아름다운 함덕해수욕장의 모습은 아니었는데 말이다. 더 아름다운 함덕해수욕장의 모습을 꼭 다시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제주도의 청소년들이 더 좋은 공간에서 다양한 활동과 체험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 행복하신가요? 행복하셨으면 합니다. 더불어, 우리 청소년들도 행복하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면 좋겠습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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