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동홍초등학교 여자축구 동아리

제10회 전국 학교스포츠클럽 축구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동홍초 여자 축구부가 수상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동홍초 제공)

지난 11월 열린 제10회 전국 학교스포츠클럽 축구대회 여자 초등부에서 동홍초등학교가 준우승이라는 쾌거를 올렸다. 학생들은 기쁨보다는 중학교에 축구 동아리를 운영한 학교가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지난 28일 동아리 활동으로 축구를 하고 있는 동홍초 여자축구부를 찾아 학교 체육관에서 이들과 대화를 나눴다. 

담당 교사는 "여학생들이 축구를 하자고 졸라서 축구부를 운영하게 됐다"고 밝혔다. 축구부원을 모집하자 6학년 16명 5학년 2명 모두 18명이 모였다. 처음 시작한 3월에는 규칙도 제대로 모르는 오합지졸이었다. 한 달 후 도민체전에 출전해 시합을 가졌다. 토너먼트로 치러진 이 경기에서 첫 경기 4대 1로 대패했다. 1골도 직접 넣은 것이 아닌 상대팀 자책골이었다.

규칙은 잘 몰랐지만 부모를 설득해 축구를 할 정도로 좋아했던 학생들이라 실망하지 않았다. 그저 공을 차는 것이 좋았다. 학생들은 "축구를 하면 재미도 있고, 스트레스도 풀린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또 "다른 동아리보다 더 쉽고 빨리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종아리에 근육이 생기고, 흉터, 멍이 들기도 하고 다리뼈에 금이가 깁스를 하기도 하지만 재미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1교시 수업 시작 전이나 점심시간, 방과 후 시간 등을 이용해 연습을 이어갔다. 두 번째 출전한 6월 제주컵 여자축구 대회에서 승리를 맛봤다. 그리고 9월에 열린 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 대회에서 우승하는 저력을 보였다. 전국대회 출전권은 덤이었다.

전국대회에 제주도 대표로 출전한 동홍초는 준결승에서 1대 0으로 끌려가다 후반 2분을 남겨놓고  골을 만들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승부차기 끝에 상대팀을 물리치고 결승전에 올랐다. 결승전에서는 세종시 참샘초등학교를 맞아 선전했으나 후반 3분을 남겨놓고 골을 허용하면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오른쪽 공격수였던 현수아 학생은 "골찬스가 있었는데 발이 꼬이면서 공이 골키퍼 정면으로 갔다. 골로 성공시켰으면 우리팀이 이겼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골키퍼 고문희 학생도 "잡을 수 있는 공이었는데, 놓치면서 상대에게 골을 허용했다"고 당시 상황을 말했다.

오합지졸로 출발한 동홍초 여자축구부는 축구를 통해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마음을 배웠다. 앞으로 진학할 중학교에 여자축구부가 없다는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주장인 이수연 학생은 “함께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계속해서 다 같이 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중학교 팀이 없어 아쉽다. 내년에 입학하게 될 중학교에 축구부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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