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경칩에 대동강 풀린다’는 속담에서 연상되듯이 꽁꽁 얼어붙었던 남북관계도 이제 해빙되었으면 하는 것이 국민적 바람일 것이다. 연일 국민에게 감동을 안겨주는 평창동계올림픽은 이제 폐막 사흘을 앞두고 있다. 스포츠와 ICT 기술의 만남, 그 향연으로 진행되면서 김연아의 성화 점화를 보여준 개회식 광경이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래 연일 감동의 경기가 이어지면서 평창은 ‘평화’의 심벌로 떠오르고 있다는 느낌이다.

‘안전한, 최고의 하이테크 올림픽’이라는 외신 평가가 속속 나오고 있으나 남아 있는 기간 ‘평화올림픽’으로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 막바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슬로건 ‘하나 된 열정(Passion, Connected)’이 세계에 전파되면서 ‘행동하는 평화(peace in motion)’의 실현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북한 최고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실세 김여정과 최고인민회의 김영남 상임위원장 등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은 이미 남북정상회담의 길을 열어 놓기도 했다.

북한 선수단의 참가와 관련해 “올림픽은 다리를 놓을 뿐 결코 벽을 세우지 않는다. 올림픽 정신은 존중과 대화, 이해이며 평창올림픽은 한반도의 더 밝은 미래를 여는 문이 될 것”이라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발언이 의미 있게 오버랩되는 이유이다. 향후 북핵 해결을 포함해 한·미간, 미·북간 대화 진전 여하에 따라 도래할 수 있는 진정한 한반도 평화를 예감케도 하는 것이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장에서의 감동 바이러스는 대한민국에 첫번째 금메달을 안겨준 임효준 선수로부터 시작되었다. 설날 아침 선물 스켈레톤 종목 윤성빈 선수의 금메달은 물론 여자쇼트트랙 1500m 금메달 최민정 선수, 태극낭자들이 펼쳐보인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 소식만이 아니다, 남자 쇼트트랙 1000m 경기에서 불굴의 투혼으로 동메달을 획득한 서이라 선수라든지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 은메달에 빛나는 이상화 선수의 눈물, 0.1초 차 금메달을 놓친 차민규 선수, 남북이 하나된 여자 아이스하키 코리아 단일팀의 아름다운 하모니도 그렇다. 여자 컬링 선수들의 승승장구 등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우리 선수들의 모습 하나하나가 큰 감동을 안겨준다. 그들이 흘린 피와 땀의 결정체인 것임을 국민들은 느끼고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보수야당들의 어깃장은 지속되고 있다. 입만 열면 ‘평양올림픽’, ‘평화쇼’ 등 비판 일색이다. 문재인 정부가 북한의 위장 평화공세에 속아 넘어가 친북정책을 펴고 있다고도 주장한다. 심지어 어느 정치인은 ‘문대통령과 여당이 주적’이라 했다는 황당한 발언까지 나왔다. 이와 같은 주장을 믿을 국민이 얼마나 될까 생각하지 못하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얼치기 정치인들이다.

최근에 현대경제연구원에서 통일·외교·안보 전문가 92명을 대상으로 평창올림픽 이후 남북관계 전망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6자 회담 재개’ 찬성률이 76.1%로 가장 높았고, 금강산 관광 재개 62%, 개성공단 재가동 59.8% 등으로 나타났다. 또 올림픽 이후 남북관계가 더 좋아질 것으로 내다본 전문가는 56.5%였으며 85.9%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뿐 아니라 평창 이후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도 73.9%에 이른다. 한반도 평화에 희망적 메시지가 이러한 수치로 다가오고 있다. 자고로 정치는 민심을 받드는 것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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