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애기 막 애먹이지 맙써

 

유래 없는 적설량으로 제주가 온통 눈 세상이던 날 같은 운동 동호회 50대 형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형님의 첫마디는 다짜고짜 `승훈아 나 좀 살려주라`

이유인즉슨 외국에서 살고 있는 형님의 따님이 출산을 위해 제주를 왔고, 어젯밤이 형님네 집으로 온 첫날인데 밤새도록 울기만 하고 도통 잠을 이루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온 식구들이 번갈아 가며 안아줬지만 잠깐 선잠을 잘 뿐 계속 울기만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차량도 다닐 수 없는 폭설의 날씨에 자동 흔들 침대를 아라동 까지 배달해 달라는 것이었다.

제 질문은 전혀 다른 쪽으로 향했다.

-형님 지금 실내 온도가?

-응 애기랑 산모 추울까봐 28~29도로 맞춰놨지

-어른들은 뭐 입고 이수꽈?

-다들 더웡 반팔에 반바지 입었지

-애기는 뭐 입어신디 마씨?

-애기야 배넷저고리 입히고, 싸개로 안 춥게 동동쌌지게.

-어른들은 더웡 막 벗으멍, 애기는 막 싸부러 수꽈? 나라도 막 울어지쿠다

 

제주말로 웃풍이라는 것이 있다.

옛날 우리가 크던 세대에는 창틈으로 바람이 많이 들어와서 바닥을 아무리 따뜻하게 떼도 방 윗 공기는 차서 출산한 집에서는 산모와 아기를 위해 바닥을 뜨끈하게 하고 산모와 아기는 한기가 안들게 두꺼운 옷을 입혔다.

하지만 요즘 집들은 좋은 난방재와 샷시등으로 웃풍이 없는 집들이 많다.

특히 수년 내 지은 집들은 오히려 온도가 너무 높을 경우 실내가 너무 건조해지기도 한다.

 

운전하기 위험한 날씨였지만 자동 침대를 배달해 주기로 하고, 당장 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고 실내 온도를 22~23도 로 내리라고 조언드렸다. 그리고 아기는 목욕을 시키고 너무 두껍지 않은 싸개로 갈아 입혀주라고 조언을 해 드렸다. 꽁꽁 언 도로를 1시간 정도 달려가서 침대를 건네줄 때는 이미 애기는 잠이 들었다고 한다.

 

아기는 어른에 비해서 체온조절을 잘 하지 못하고, 코 안이 건조해 지는 것에 민감하다.

때문에 신생아가 있는 집들은 온습도계를 추천한다.

아기용 온습도계를 추천하는 이유는 아기에게 적당한 온도와 습도가 구간으로 표시되어 있어 쉽게 적정온도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주 간단한 문제지만 자칫 간과하면 소중한 우리 아기를 힘들게 할 수 있다.

 

 

 

맘스맘 제주 노형점 _ 백승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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