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 학살 피해 주민들, 강정마을 방문해 제주4·3 피해 유족들과 만난다

한베평화재단은 지난해 4월, 베트남전 종전기념일에 즈음해 첫 번째 베트남 피에타를 강정마을에 있는 성프란치스코 평화센터에 세웠다. 당시 개막식 장면.

지난 21~22일, 서울에서 열릴 베트남전쟁한국군민간인학살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평화법정> 에 원고자격으로 참여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 중인 학살 생존자들이 강정마을을 방문한다. 제주 4·3 70주년을 맞아 이뤄진 일로, 생존자로는 최초로 제주를 방문하는 것이다.

학살이 일어난 당시 11살이었던 하미마을 응우옌티탄은 어머니와 남동생, 숙모, 두 사촌동생을 한날에 잃었다. 그는 “이번 한국행은 제 의지가 아니라 1968년 그날 희생된 하미 마을 135위 영령들의 뜻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퐁니마을 응우옌티탄은 1968년 2월 12일, 학살이 일어난 그 날 어머니, 언니, 남동생, 이모, 사촌동생을 잃었고, 당시 그의 나이는 8살이었다.

두 명의 생존자들은 4월 21일~22일<시민평화법정>과 23일 청와대 앞 ‘베트남 종전 43주년 기자회견’에 참여한 뒤 23일부터 25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도를 방문한다. ‘제주4·3 평화기행’ 이라는 이름으로 제주 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가 지원했고다. 생존자들은 베트남 피에타상이 있는 강정마을과 제주 4·3 유적지를 방문한다.

4월 23일 강정마을에서 베트남전 종전 43주년과 제주 4·3 70주년을 기념하는 <베트남과 제주, 기억의 밤> 행사가 개최된다. 베트남전쟁 학살과 제주 4·3항쟁 학살의 생존자들이 마주해 서로의 상처를 위로한다.

베트남 생존자들은 4월 23일 저녁 6시부터 강정마을 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에 놓여져 있는 ‘베트남 피에타상’을 둘러본 후, 저녁 7시30분부터는 강정평화상단협동조합 선과장(서귀포시 말질로 137번길 9)에서 ‘베트남 종전 주년과 제주 4·3 70주년 기념’ <베트남과 제주 4·3, 기억의 밤>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함께 기억하지 않으면 역사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번 행사는 학살 당사자들의 기억을 우리가 함께 기억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주 4·3항쟁 당시 학살과 베트남전쟁 당시 학살과정에서 가족을 잃고 평생의 상처를 안으며 살아왔던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함께 듣는다. 제대로 된 진상규명 없이 학살의 기억을 꺼낼 수조차 없었던 학살 당사자들의 고통과 억울함을 함께 듣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4월 23일 저녁 7시 30분 강정마을평화상단협동조합 선과장에서 열릴 이번 행사에서는 강정합창단의 공연을 시작으로 천주교제주교구 제주 4·3 70주년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문창우 주교와 강정마을 주민 김성규가 평화메시지를 낭독한다.

이어 한베평화재단 구수정 상임이사와 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 정선녀 센터장이 ‘베트남 피에타 1년의 기억’을 나누고 시민평화법정 임재성 집행위원장이 시민평화법정 이야기를 전한다.

이번 행사의 주요순서로서, 베트남 퐁니마을 응우옌티탄, 하미마을 응우옌티탄(같은이름)과 제주 강정마을 강영애, 동광마을 홍춘호 생존자들이 ‘베트남과 제주, 학살의 기억’이라는 주제로 대화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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