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만큼 자전거타기 좋은 곳이 어디 또 있을까?
2015년 11월 총 길이 234km의 제주도 환상자전거길을 개통한다.
별도로 자전거 도로를 만든 것이 아니고 기존의 자전거도로, 해안도로, 인도, 차도 등을 연결하여 조성하였기 때문에 중간 중간 위험한 곳도 있고 조금 어설퍼 보이는 곳도 있는 것도 있고 공사 후 일부 사라진 하늘색 표시는 정말 아쉽기도 하지만, 그래도 제주도를 한바퀴 도는 자전거 길이 우리 지역에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인 듯 하다.

우선 환상자전거길에는 10개의 인증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용두암, 다락쉼터(애월읍 고내리), 해거름마을공원(한경면 판포리), 송악산, 법환바당, 쇠소깍, 표선해수욕장(해비치), 성산일출봉, 김녕해수욕장(성세기), 함덕해수욕장(서우봉)까지.
대한민국 내륙지역의 자전거길을 모두 완주한 동호인들이 제주도까지 완주를 하면 국토교통부에서 국토종주 완주 인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전국에서 많은 동호인들이 찾아오고 있다.
234km를 하루만에 완주하는 철인도 있고, 평소에 자전거를 많이 타는 동호인들은 1박2일, 건강한 성인의 경우 달리는 것에 집중하면 2박3일, 평소에 운동이 부족한 일반인도 3박4일이면 거뜬히 완주할 수 있다.

오늘은 이 코스 중 서귀포지역의 추천코스를 함께 달려보자.

신창해안도로는 싱계물공원에서 출발하여 용수리 포구까지 4km를 달리는 구간인데  짧지만 적당한 경사와 다양한 풍경이 매력이다. 이곳은 풍력발전기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바람이 많은 곳이지만 풍력발전기로 인해 색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고 바다 한가운데 솟은 풍력발전기까지 시멘트 길이 나 있는데 거기까지 자전거로 가보는 것도 재밌는 라이딩의 추억이 될 수 있다. 한 번의 오르막과 한 번의 내리막이 이어지는데 오르막이 심하지는 않은데다가 오르막을 다 오르고 나면 한눈에 펼쳐지는 차귀도 풍경이 일품이고 바로 이어지는 내리막 길을 내려오면 조그만 포구를 만나게 되는데 포구에서 직접 말린 오징어 한 마리를 구워먹으면 잠시 쉬다보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하나 없다. 좀 더 달려 차귀도 포구를 지나 수월봉까지 가는 것도 좋다. 차귀도 포구에 가면 눈앞에 차귀도가 누워있는 모습에 감탄이 절로나고 차량이 통제된 엉알산책로를 따라 달리다보면 바로 왼쪽으로 제주의 역사가 그대로 녹아 있는 용암지층을 볼 수 있는데 이곳은 세계지질공원이자 천연기념물 513호인 수월봉 화산쇄설층이기도 하다.

서귀포로 좀 더 오면 모슬포항을 출발하여 송악산을 지나 사계항까지 가는 9km 코스가 좋다.  이곳은 국토 최남단 해안도로이며 송악산, 산방산이라는 절경이 있어 좋고 더욱이 알뜨르 비행장과 일제 지하 벙커 등 다크투어리즘을 품고있는 콘텐츠들을 만날 수 있어 역사 교육에도 좋은 곳이다. 도로도 매우 안전하여 가족단위 여행자라면 꼭 가면 좋은 추천 코스이다. 다소 힘든 한 번의 오르막이 있는데 내려 끌고 가는 것도 자전거여행의 일부이므로 무리해서 타고 가는 것보다는 천천히 서두르지 말고 끌고 가는 지혜도 필요하다. 오르막정상에 오르는 순간 순식간에 산방산과 형제섬을 품은 바닷가가 보이는데 여기서 탄성을 지르지 않는 사람은 없을 정도다.

서귀포시내에는 제주시에 없는 매력적인 코스가 있다.
정방폭포에서 시작해서 보목포구를 지나 쇠소깍까지 가는 7km 코스인데 이곳은 너무나도 다양한 풍경을 보여준다. 일반도로, 마을길, 올레길, 숲길, 내려서 끌고 내려가야 하는 급경사 등 한 시도 지루할 틈이 없는 특별한 코스이다. 그중의 백미는 보목포구를 지나 쇠소깍으로 가는 길인데 좁은 길 양쪽으로 자란 나무가 길을 덮어 마치 숲터널을 지나는 느낌을 주는 길이다. 다만 차가 진입할 경우 서로 피해 가야 하는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표선해안도로인데 가마교차로에서 시작해서 표선 해비치 해변까지 이어진 구간이다. 이곳은 아기자기한 맛은 없지만 정말 탁 트인 바다와 쭉 뻗은 길밖에 없어서 신나게 달리고 싶은 욕구가 큰 청춘들이 좋아하는 코스이다. 그냥 앞 만보고 신나게 달릴 수 있다. 코스 전체가 차단석으로 자전거도로가 완전 분리되어 있고 중간 중간 주차 시설도 잘 되어 있어서 불법주차차량도 없다. 제주도 전체 자전거도로가 이렇게 만들어 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총 구간은 6km 정도이고 차량 통행이 많지 않아 왕복하는데에도 문제가 없다.

차로 달리며 보는 것, 걸으며 보는 것에 이어 이번 봄에는 또 다른 속도와 감성을 가지고 있는 자전거를 타고 보는 것에 도전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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