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는 지난 7일,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2015년 사전 타당성 용역의 결과로 나타난 입지 선정이 타당했고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용역 검토위원회’ 활동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사전타당성 연구용역 과정에서 신도 후보지를 떨어뜨리기 위해 용역진이 의도적으로 평가를 조작했다거나 성산후보지가 군 작전공역민간 항공기의 훈련공역 등과 겹침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는 등 사실상 미리 성산을 찍어 선택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재조사 용역진은 답변을 내지 못하고 있다.

‘2015년 진행된 사전타당성 연구용역이 타당했고 검토위원회 활동에 문제가 없었다’는 국토부의 주장은 아무도 납득시키지 못하는 거짓 발표일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타당성 재조사 용역에 참여했던 연구진과 검토위원회 위원들을 배제하고 국토부가 이를 대신 발표하는 것도 납득할 수 없다.

재조사 용역을 이끌었던 오세창 책임연구위원은 지난해 7월 용역 착수보고회에서 “김포공항과 울산공항 울룽도 공항 예비타당성 조사 등 수많은 연구용역 수행했다”라며 “우리 연구진(아주대산학협력단)은 세계 어느 대회에 나가도 금메달을 아닐 지라도 동메달을 딸 정도는 된다”고 자부했다.

연구진이 관련 분야에서 최고의 실력과 경력을 자부한다면 학자적 양심을 걸고 사전타당성 재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의혹의 진실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지난달 9일, 강릉시 운산동에서 KTX 열차가 선로를 이탈해 승객들이 크게 다치고 열차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오영식 사장이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기는 했지만 정작 실무 책임이 있는 관료들은 자리를 보존하고 있다.

그리고 오거돈 시장은 영남권 신공항 문제와 관련해 박근혜 정부 당시에 김해신공항으로 결정한 당사자들이 국장이 항공실장이 되고 멤버들이 하나도 바뀌지를 않았다며 국토부가 이를 바로잡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했다. 오거돈 시장은 영남권 신공항 부실선정과 관련해 총리실에 재검토를 요청한 상태다.

부패한 국토부 관료들의 전횡과 횡포를 멈추려면 젊은 학자들의 양심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강가 바다가 썩고 땅이 황폐화되며 국민이 죽는다. 적폐는 스스로 청산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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