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사설클럽 팀으로 전국을 놀라게한 서귀포FC

서귀포FC 임창현 감독이 중간 휴식시간에 선수들에게 작전을 전달하고 있다.
우측 공격수 변준원 선수가 공을 몰고 있다.
임창현 감독.

전지훈련청소년축국대회가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19일 오전 공천포전지훈련장에서 주목을 끄는 경기가 펼쳐졌다. 오전 11시 20분에 시작된 서귀포FC와 보경FC 간의 저학년부 경기다.

보경FC는 지난 2017년에 창단된 팀으로 지난해 처음으로 서귀포동계훈련축구대회에 참가했다. 1학년이 고학년 경기에,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신입생이 저학년 경기에 참가한다고 이미 9일 기사로 소개했다.

그런데 보경FC와 맞서는 서귀포FC도 모두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신입생들로 구성됐다. 사실상 이 선수들이 서귀포FC 중등부 최고참들이다.

서귀포FC는 지난 2011년에 창단된 사설클럽 팀이다. 임창현 감독이 당시 초등학교 유치원생과 1~2학년 어린이들을 위주로 팀을 꾸렸는데, 선수들이 성장해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다.

임창현 김독과 코치 4명이 현재 초등부와 중등부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회원이 250명에 이른다. 그중 200명은 주 2회 놀이로 축구를 하는 주말반 회원들이고, 50명은 주 6회 모여서 연습을 하는 선수반 회원들이다. 선수반은 학년 당 선수 11~12명을 유지한다.

임 감독은 “회원 250명이 많은 게 아니다”라며 “육지에는 회원 수천 명에 이르는 클럽도 있다”고 했다. 축구가 학교중심의 엘리트 운동에서 학교 밖 생활체육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임창현 감독에 따르면, 서귀포FC는 지난해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클럽대항 대회에서 전국 6위를 차지하며 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수비를 보는 20번 현도훈 선수는 경주컵 국제대회에 나갈 국가대표로 발탁되기도 했다. 현재 팀의 주장을 맡고 있는데, 장래가 기대되는 선수다. 그리고 12번 변준원 선수는 우측공격수로 활약하는데, 스피드도 좋고 슛도 정확하다.

임 감독은 “올해 1학년 선수들뿐이지만 중등부 주말리그 참가를 신청했다”라며 “두 살 많은 선수들과 시합을 할려면 부담이 크겠지만, 시합 출전 안하고 연습만 하는 것보다 시합을 통해 경험을 쌓고 기량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귀포FC는 축구 활성화 못지않게 학업 분위기로 분모들에게 호감을 산다. 선수들은 학교와 학원에서 공부를 모두 마친 후에야 사설 연습장에 모여 훈련을 하고 있다.

변준원 선수의 아버지 변정현씨는 “여기 있는 선수들 대부분은 초등학교 1학년 혹은 유치원 때부터 같이 연습하던 친구들이다”라며 “부모들은 공부도 하면서 운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아이들을 클럽에 가입시켰다”고 말했다. 그리고 “부모들은 자녀들이 중학교 졸업할 때까지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도록 한다는데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 씨는 “아이들이 5학년 때 클럽 학부모회가 결성됐는데 부모들끼리 의견교류도 잘 되고 지도자들과도 소통이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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