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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는 오직 침묵 속에서 자란다[칼럼] 송주연 서귀포가정행복상담소 소장
서귀포신문 (송주연) | 승인 2019.03.27 14:40
송주연 서귀포가정행복상담소 소장.

저는 오늘 여러분에게 가정폭력과 관련하여 동영상을 하나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레슬리 모건 스타이너라는 하버드 출신의 여성이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왜 가정폭력 피해자는 떠나지 않을까?’라는 제목의 16분짜리 동영상입니다. 그녀는 여기에서 ‘비정상적인 사랑’, 즉 그녀를 정기적으로 학대하고 죽이겠다고 협박하는 한 남자와 사랑에 빠지면서 경험했던 가정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스타이너는 그녀가 가졌던 관계의 어두운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은 사람들이 가정 폭력 피해자에 대해 가지고 있는 오해를 정정하고, 우리가 어떻게 그 침묵을 깰 수 있는지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UN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 여성 중 3명에 1명꼴로 신체적 폭력을 경험한다고 하는데 한국은 54%의 여성 즉, 2명 중 한명이 가정폭력을 경험한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가정폭력에는 정기적 혹은 비정기적인 순환주기가 있습니다. 그 첫 번째가 긴장고조기단계인데 이 시기에는 긴장감이 형성되고 가해자는 점차적으로 공격적이 되면서 가해자가 거칠게 말하고, 거칠게 감정표현을 하면서 이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피해자는 위축되는 상황으로 갑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뇌관에 불을 지피는 폭발기가 일어납니다. 폭력의 발생단계이지요. 심각한 분노 폭발로 인하여 격한 감정이 일어나고, 순식간에 화가 폭발하면서 폭력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 순간은 흔히 술을 마시고 늦은 밤 귀가해서, 가족 모두가 불안에 떨고 상대적으로 외부에 고함소리가 나가지 않도록 피해자는 쩔쩔 매는 상황이 됩니다. 가족 모두는 오로지 이 순간이 무사히 지나가기만을 기도하면서 전전긍긍하는 태도를 보이게 됩니다. 그렇게 한바탕 폭풍이 잦아들면 그 다음 단계로 신혼기가 도래하지요. 다른 말로 밀월기라고도 표현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화해를 하면서 피해자와 가해자가 매우 친밀한 상태가 됩니다. 지난밤의 상황과는 전혀 딴판으로, 비굴하리만치 가해자는 무릎을 꿇고 빌거나 ‘다시는 안 그럴게’ 하면서 꽃다발을 바치고, 가족 외식을 하거나 심지어는 피해자를 회유하기 위해서 과분한 선물을 주거나 여행을 가거나 사랑을 고백하는 등 애정표현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피해자가 떠난다고 하면 부모나 형제자매, 심지어는 자식을 볼모삼아 위협에 빠뜨리거나 죽이겠다고도 협박하거나 어떤 경우에는 스스로 자해를 시도하거나 심지어는 죽어버리겠다고 협박을 하기도 합니다.

아내들이 집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 중 많은 아내들은 특히 아이들에 대한 걱정을 하는데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합니다. 아이들이 나를 비난할 것이다, 아이들에게는 아버지 혹은 가족이 필요하다, 만약 우리 부부가 헤어진다면 남편이 아이들을 데려갈 것이다, 나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아이들을 괴롭힐 것이다, 심지어는 아들에게는 아버지라는 남성의 역할모델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면서 현재의 심각한 폭력 상황의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건강하지도, 행복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가정은 과연 아이들의 든든한 보호막이 될 수 있을까요?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에서 ‘2013년 아동·청소년기의 가정폭력의 경험이 성인범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연구’에 의하면 500명의 수감자를 조사해보니 50%인 250명 정도가 아동·청소년기에 가정폭력을 직접 경험했거나, 부부간의 폭력을 간접적으로 목격하고 경험했다고 합니다. 특히 폭력을 수반하는 강간 같은 성폭력범죄, 강도, 살인 같은 범죄를 저지른 수형자는 60%이상이 가정폭력을 경험했었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가정에서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올바른 의사소통의 방법보다는 폭력을 사용하는 방법을 배운다면, 당신의 사랑하는 자녀는 혹시라도 폭력의 가해자가 될 확률이 높을 수도 있습니다. 아이를 사랑한다면 현재의 상황을 그대로 두고 보시렵니까?

스타이너는 동영상 속에서 ‘학대는 오직 침묵 속에서 자란다’고 했습니다. 가정폭력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당신, 침묵을 선택하시렵니까?

 

서귀포신문 (송주연)  sgp199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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