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야마구치 슈의 <철학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다사초당, 2019)

인생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길을 묻고 우리는 그 끊임없는 물음에 대답하며 살아간다. 대답이 슬퍼도, 아파도 그것으로 우린 성장한다. 자신만의 답을 찾으며 올바르게 대답하며 나아가는 이는 아름답다. 그 아름다운 사람 중에 하나 그는 철학으로 인생길을 찾는 이이다.

오래전부터 인간들이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한 철학은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원리와 삶의 본질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사전적 의미를 갖는다. 그리고 어떤 주제에 대해 체계적 논의에 그치는 철학은 우리 생활과 거리가 먼 학문으로 여겨진다.

기존 철학책은 시간순의 지루한 구성, 철학이론의 나열, 난해한 용어로 어렵게 느껴져 대부분 사람들은 완독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철학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야마구치 저, 다사초당)는 기존 철학책의 틀을 벗어난 방식으로 이야기한다. 다양한 철학자와 철학사상의 핵심적인 내용을 먼저 이야기 한 후 , 그 철학 사상들이 현실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며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를 심리학, 경영학 등과 연결시켜 설명한다.

1부에서 ‘철학을 배우는 새로운 방법’, ‘왜 철학 앞에서 좌절하는가?’ 등에 대해 설명한 후, 2부에서는 지적 전투력을 극대화하는 50가지 철학과 사상을 사람, 조직, 사회, 사고로으로 나누어 말한다.

가장 먼저 거론한 프리드리히 니체의 ‘르상티망’을 보자. 타인의 시기심(르상티망)에 사로잡힌 사람은 그 르상티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 가치 기준에 예속되어 복종 또는 원인이 된 가치 기준을 뒤바꾸거나 정반대의 가치판단을 주장해 그 감정을 해소한다. 니체는 대표적인 예로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고 설파한 ‘성서’, 노동자가 자본가 보다 뛰어나다는 ‘공산당 선언'을 꼽았다.

사회심리학자 에드워드 데시의 '예고된 대가’에 대한 실험결과로 성과급의 한계를 역설했다. 데시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성과급 정책은 기대되는 행동만을 강요하기 때문에 성과급 정책이 큰 혁신을 불러올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자발적 동기로 얻는 성과라야 창조성을 더 발휘하고 더 큰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

찰스 다윈 자연도태 개념은 ‘돌연변이, 유전, 자연선택’ 을 주요 요소로 꼽는다. 즉 자연도태는 ‘다양한 형질의 돌연변이’ 중 ‘우연히’ 더 유리한 형질을 지닌 개체가 그 형질을 차세대에 유전으로 남기고, 더 불리한 형질을 지닌 개체는 도태되어 가는 과정이다. ‘자연도태’ 메커니즘의 가장 중요한 열쇠인 적응력의 차이는 돌연변이에 의해 우발적으로 생겨난다.

오스트리아 철학자 에드몬드 후설은 ‘에포케’(판단 정지)로 더 정확한 판단에 이를 있다고 주장한다. 후설은 눈앞의 사리를 볼 때 객관적 실체를 주관적 인식으로 ‘환원’하는 사고 프로세스가 있다고 주장한다. 단순하지 않는 것, 명확하지 않는 것을 명석하게 파악하기 어렵고, 성급하게 자신이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심각한 오류를 낳을 수 있으므로 후설은 ‘에포케(판단정지)’를 제시했다. 후설의 ‘에포케’는 잠시 멈춰 보는 ‘중용’의 자세로, 각자의 완고한 생각을 중지하고 내가 보는 세상과 상대가 보는 세상이 다를 수 있다는 걸 이해하고 대화를 해나갈 수 있는 여지를 돌아보게 한다.

이렇듯 이 책은 철학이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공론이라는 편견을 깨뜨리면서, 철학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바르게 판단하는 길을 제시한다. 철학이라는 것은 결국 ‘생각’이고 우리가 하는 모든 것에는 철학이 포함된다는 것을 이해했다.

필자는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를 어려운 기존 철학책에 비해 비교적 쉽고, 재미있게 읽었다. 그런데 철학입문서인 이 책을 평하는 일은 너무 어렵다.

나의 눈앞에 벌어지는 사건, 사고들을 지나가버리는 현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남아있는 본질을 볼 수있게 하는 학문이 철학이라서 그런 것인가?  

저자 야무구치 슈는 인재육성, 리더십 분야의 전문 컨설턴트이다. 현장에서 철학적 사고로 문제 해결의 경험을 살려 비즈니스 스쿨에서 '지적 생산 기술', '지적 전략'을 가르쳤다.

가격 :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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