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기당미술관, ‘2019년 생태미술기획전-바다가 보이는 기당정원’

전시장 입구.
김지환 작가의 ‘노을이 들어와 앉은 집’.
허문희 작가의 ‘새가 낳은 나무’.
이승현 작가의 물고기 골격염색 작품들.

생물은 주변 다른 생물 및 환경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그런데 환경이 파괴되거나 주변 생물에 급격한 변화가 생길 경우, 생존에 치명적인 위협을 받게 된다. 생물이 자신이 둘러싼 외부 조건과 맺는 관계를 총체적으로 ‘생태’라고 부른다.

기당미술관이 ‘2019년 생태미술기획전-바다가 보이는 기당정원’을 열고 있다. 지난 4일에 개막해 오는 7월 28일까지 이어진다. 10일, 기당미술관 전시실을 찾았다.

전시실 입구에 ‘매체에서는 곶자왈의 생명력과 화산동굴의 신비로움을 향한 감탄과 함께 제주 중산간이 난개발이나 매일같이 밀려들어오는 바다쓰레기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도 점점 높아진다’는 기획의 글이 눈에 들어왔다.

작가들은 ‘생태미술이라는 주제를 쉽고 친근하면서도 살짝은 기묘한, 한번쯤은 되돌아보고 생각할 수 있는 작품들을 통해 풀어내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작품들을 통해 환경에 대한 작가들의 애틋한 마음을 한눈에 읽을 수 있다. 김지환 작가의 ‘노을이 들어와 앉은 집’은 주변에 널려있는 자투리 재료로 지은 작은 집이다. 자투리로 지었지만 여러 창문들을 이어 벽을 만들었기 때문에 햇살이 환하게 들어오는 집이다. 집 안에 아이들 내복이 걸려 있는 것에서 생명을 품기에 충분하다는 느낌이다.

허문희 작가의 ‘새가 낳은 나무’는 캔버스에 아크릴로 그린 그림인데 동남아 어느 식물원을 연상케 하는 그림이다. 열대 식물의 가지마다 새들이 노닐고 있어 숲이 새들을 품은 장면이다. 그런데 이 나무들도 새가 수분을 도와 열매를 맺고, 새가 퍼트린 씨앗에서 싹이 났을 터이다. 그래서 ‘새가 낳은 나무’는 생태계 속에서 생물들 끼리 맺은 유기적 관계를 잘 드러내는 제목이라는 생각이다.

이승현 작가의 골격염색 작품들은 한결 같이 경이롭다. 이 작가는 해안에 폐사되거나 버려지는 물고기들은 모아 복잡한 염색처리 과정을 거쳐 작품으로 만들었다. 죽어 없어질 뻔한 생물들이 예술로 다시 태어났다. 그런데 염색이 보여주는 빛과 색이 너무도 황홀하다. 작가는 그 경이로운 빛깔을 통해 지구상의 모든 생물이 바다에서 왔음을 보여주려 했나보다.

우리가 가끔 잊고 살지만 제주는 바다에서 솟아난 섬이다. 우리의 삶은 바다와 떨어질 수 없다. 전시는 바다와 정원, 그리고 그 안에 뒤섞여 살아가하는 우리들의 일상이고 과거이자 미래다.

전시에서 잊고 살았던 바다와 환경의 소중함을 되새겨보는 것도 보람 있는 일이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 : 이승현(피쉬본제주), 김지환, 강술생, 하승연, 허문희, 홍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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