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로가 아름다워’ 음악회 2일 저녁, 옛 난산초등학교 교정에서 열려

가수 장필순 씨.(사진은 장태욱 기자)
요조 씨.(사진은 장태욱 기자)
가수 '여유와 설빈'.(사진은 장태욱 기자)
가수 양정원 씨.(사진은 장태욱 기자)

국토부와 제주도가 제주 제2공항에 필요한 기본계획 수립을 준비하는 가운데, 제2공항에 반대하는 음악회가 2일 저녁, 성산읍 옛 난산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렸다. 이번 음악회는 지난 1월 19일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열린 ‘제주 그대로가 아름다워’ 문화제 두 번째 무대라고 할 수 있다.

‘프로젝트 제주’가 음악회를 기획했고, 성산읍 신산리와 난산리, 수산리, 고성리 주민들이 함께 했다.

지난해 연말에 클라우드 펀딩을 통해 '제주, 그대로가 아름다워' 공연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김민주 씨가 이번에도 ‘프로젝트 제주’와 함께 행사를 기획했다.

가수 요조 씨가 첫 번째로 무대에 올랐다. 요조 씨는 스스로 “수산리에서 온 요주입니다”라고 소개한 후 “제주의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 모인 자리에 불러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요조 씨는 ‘그런 사람’과 ‘늙음’ 등 자신의 노래 두 곡을 선보였다. 요조 씨의 차분하고 감미로운 음색과 더불어 저녁노을이 옛 초등학교 교정에 내려않았다. 노을에 젖은 난산리에는 근심도 폭력도 없는 평화가 찾아온 듯 했다.

‘여유와 설빈’의 듀엣 공연이 이어졌다. 이들이 부드럽고 잔잔한 음성으로 들려준 ‘생각은 자유’라는 노래에는 ‘존 레논의 노래처럼, 밥 딜런의 노래처럼 꿈을 꾸겠다’는 소망을 담고 있다. 국가와 자본의 폭력에 대한 ‘불온한 저항’이 부드럽게 녹아있다.

‘여유와 설빈’은 ‘생각은 자유’ 이후 ‘초록’이라는 노래를 불렀다. 설빈은 “우리가 사는 게 팍팍해서 가끔 돈이 최고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오늘 같은 날 곰곰이 생각해보면 돈보다 더 중요한 것도 있다는 것은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김형주 난산리장(좌)과 강원보 신산리장(중), 오만탁 수산1리장(우) 등이 즉석에서 춤 솜씨를 보였다.(사진은 장태욱 기자)

가수 장필순 씨가 무대에 올랐다. 장필순 씨는 특유의 건조하면서도 따뜻하고 서정성 깊은 음색으로 ‘제비꽃’을 들려줬다.

장필순 씨는 노래가 끝난 후 “우리 말고 고생하시는 분들이 따로 계시지만 그래도 오늘 같은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될 것이다”라며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해 생각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15년 전 제주에 처음 왔은 때, 마당에 피어있는 여러 색깔의 제비꽃을 봤다. 자연은 하나를 내어주면 하나를 가슴에 담아준다. 우리에게 늘 위로를 안겨주는 게 자연이다”라고 말했다. 장필순 씨는 이후 서정성 깊은 음색으로 ‘행복하지 않은지’를 불렀다.

장필순 씨의 무대가 끝나자 인근 마을 이장들이 객석을 향해 인사를 올렸다. 김형주 난산리장은 “이곳은 비록 폐교됐지만 과거 마을 공동체의 구심이자 자랑이었다”라고 말한 후 “이제 다시 제2공항이라는 국책사업 앞에 고향이 없어지고 공동체가 파괴되는 안타까운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주민들의 힘을 모아 제2공항이 물러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장들은 사회자의 요청에 따라 즉석 춤을 선보여 객석이 웃음바다가 됐다. 이장들의 인사가 끝나자 가수 양정원 씨가 구수한 목소리로 제주어 노래를 선보였다.

한편, 음악회가 열리기 전 오후 2시에는 성산읍 동쪽지역을 기록한 사진전이 열렸다. 그리고 4시에는 색깔발명체험, 자연 먹거리, 눈과 감성을 풍요롭게 할 장터, 착한여행자캠페인 부스 등이 운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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