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량 2010년 4004톤→ 2018년 1877톤, 제주자치도 소비촉진으로 가격 다소 회복

매장에서 판촉행사를 위해 진열된 제주산 광어회.(사진은 장태욱 기자)

제주산 양식광어가 한일무역전쟁의 유탄을 맞고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제주자치도가 소비촉진과 홍보에 나섰다. 소비시장에서 광어의 소비가 다소 늘고 가격도 연초에 비해 10% 정도 상승해 광어양식업계가 모처럼 반색하고 있다. 하지만 수익을 얻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먼 상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지난 7월초에 발표한 ‘2019년 광어 수급동향 및 전망’ 보고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연중 생산되는 양식광어는 총 3만7269톤에 이른다. 생산량 기준으로 전체 양식어류 8만500톤의 46%를 차지한다. 광어 생산액은 연 4967억 원으로, 양식업 전체 생산액(9289억 원)의 53%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광어양식 기술은 최고 수준으로 인정을 받아 일본과 미국을 포함해 세계 13개 나라로 수출된다. 양식광어의 주요 산지는 제주와 전남인데, 제주와 전남이 각각 전체 생산량의 60%와 35%를 차지한다.

그런데 최근 광어의 출하량과 가격이 꾸준히 하락해 생산자들이 울상이다. 제주산 양식광어 출하량은 지난 2016년 2만6622톤에서 2017년 2만4144톤, 2018년 2만2594톤 등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올해 5월까지 출하량은 9495톤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1% 줄었다.

광어의 산지가격은 1kg 당 2016년 1만2024원에서 2017년 1만3545원으로 다소 상승한 후 2018년에는 1만1915원으로 하락한 후 2019년 9104원까지 주저앉았다. 2019년 가격은 2018년보다 23.6% 낮은 수치다. 올해 5월에는 8800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평년 평균보다 24.4% 낮은 수준이다.

업계 종사자들과 전문가들은 양식광어의 가격하락 원인이 일본과의 무역전쟁에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한국이 일본산 수입 수산물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자 일본이 이에 대응해 한국산 수산물에 대한 검역을 꾸준히 강화했다. 지난 6월부터는 한국산 광어에 대한 검역비율을 20%에서 40%로 두 배 늘렸다.

이에 검역시간이 지체되어 활어의 신선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수입상들은 품질저하를 우려하며 수입을 망설이게 된다. 일본의 검역강화가 일본 수출을 억제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하기 전인 2010년 한국의 양식광어의 수출량은 4267톤이었는데 이 가운데 일본으로 수출된 게 4004톤으로 전체 수출량의 93.8%를 차지했다. 그런데 지난해 광어 전체 수출량은 2474튼, 일본 수출량은 1877톤으로 나타났다. 일본 수출 비율은 75.9%로 줄었다.

또 다른 이유는 횟감 어류의 수입이 꾸준히 증가한데 있다. 특히, 일본산 양식 방어가 대랑 수입되면서 국내산 광어와 경쟁을 이루고 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이런 이유로 국내산 광어의 소비와 수출, 가격 등은 한동안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 전망한다. 다만, 적체물량이 해소되고 활어 수요가 증가하는 가을 이후에 가격과 소비가 다소 회복될 것이라 기대한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 9일 ‘수산물 수급가격 안정화’ 사업에 제주어류양식수협(조합장 한용선)을 최종사업자로 선정하고 제주광어 소비에 나섰다.

수산물수급가격안정기금을 이용해, 특별할인 판매행사를 비롯해 해외 판촉, 대충매체 홍보사업 등 제주광어 소비촉진 3개 사업에 총 4억3천만 원을 지원했다.

서울, 수도권 등 대형마트, 창고마트를 중심으로 광어회를 정상가보다 최소 10%에서 최대 46% 할인한 가격에 판매하도록 제주광어 특별할인 판매행사에 1억8천만 원을 지원했다. 그리고 미국의 제주광어 최대 수입유통 업체인 H-마트 주요매장에 시식과 판촉 홍보행사를 추진하며 1억5천만 원을 투입했다. 또, 1억 원을 투입해 대중매체 홍보사업을 벌였다.

성산읍에서 광어양식장을 운영하는 김모 대표는 “광어 홍보가 가격 향상에 기여해 1kg 기준으로 8000~9000원에서 허덕이던 산지가격이 1만원에 근접했다”면서도 “생산자 입장에서는 1만1000원 정도는 돼야 안심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한일 무역전쟁이 수산업에서는 한국의 광어와 일본의 방어가 주요 대상이 되고 있다”라며 “언제까지 이어질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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